YTN 노종면 PD의 작품
설 이벤트
돌발영상 PD 노종면 [dolbal@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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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에게 선거를 앞둔 명절 연휴는 유독 바쁘다.
이번 설 연휴에 있었던 이른바 '정치 이벤트'를 소개한다.
[설 이벤트 #1]
설 하루 전인 1월 21일 민주당 지도부가 경찰청을 방문한다.
조순형 대표가 고속도로 순찰대와 무전 교신을 하는 이벤트가 준비돼 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감사합니다. 고속도로 순찰대장 000 경장입니다."
"예, 나는 민주당의 조순형 대표입니다. 아시겠어요?"
"예, 잘 알고 있습니다."
알고 있다니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재차 묻는다.
"아시고 있으세요?"
"고속도로 순찰 대장 000 경창입니다. 근무 중 이상 없습니다."
이렇게 해서 동문서답은 시작된다.
"어제 눈이 많이 오고, 설날에 귀성객도 많아서 어려우시겠는데, 정말 수고…"
"감사합니다. 고속도로 순찰대장 000 경장입니다."
순찰대장이 무척 자랑스러운가 보다 생각될 지도 모르겠지만 조대표가 무전기의 송신 버튼을 누르지 않았기 때문에 동문서답이 불가피했던 게다.
얼마 뒤 서울역
민주당 지도부는 귀성 인파가 몰린 이곳으로 이동해 있다.
"전라도 여수 갑니다. 표 좀 구해 주십시오."
예기치 않았던(?) 부탁이 귀성객과의 악수 도중에 튀어 나온다.
조대표를 수행하던 장전형 수석 부대변인이 안타까운 사연(?)의 귀성객을 거들고 나선다.
"대표님, 여수 표를 못구한 두분이 계시다는데 역장님께 말씀을 해주셔서 입석표라도…"
어떻게 됐을까?
"역장님이 해주시겠답니다."
부대변인 말대로 정말 역장이 표를 구해줬다면 우리나라는 아직 멀었다.
[설 이벤트 #2]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1월 25일 새벽 서울 아현동의 쓰레기 수거에 나선다.
선봉은 정동영 의장과 이미경 상임 중앙위원
최근의 이른바 '민생투어'를 '이벤트성 정치'로 평가하는 것을 의식한 듯 다들 열심이다.
비로 쓸고 손으로 줍고 청소차에 옮겨 싣고…
그러다 정동영 의장이 쓰레기 봉투 하나를 가리키며 묻는다.
"버려요?"
"재활용이예요."
버리지 말라는 얘기다.
"재활용? 버리지 뭐!"
아현동 쓰레기는 죄다 치울 기세였던 열린 우리당 지도부도 '옥의 티' 하나는 쓸어 담지 못했다.
코미디야 코미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