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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

강금실이란 이름의 기표

by eunic 2005. 4. 18.
“인문학적 소양이 강금실 장관의 매력”
[한겨레 2004-05-26 21:47]

[한겨레] 김신현경씨 ‘여성과사회’서 주장


“강금실은 열혈 여성운동가라기보다는 차라리 허무주의적인 기질을 가진 인문주의자로 보인다. 그러나 왠지 매력적인 이미지다.” 영페미니스트 집단 ‘달과 입술’ 회원인 김신현경씨는 (사)한국여성연구소에서 내는 연간지 <여성과 사회> 제15호에 기고한 글에서 ‘강효리’라고 불릴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강금실 법무부 장관의 이미지를 여성주의 시각에서 분석했다. ‘여성은 어떻게 공적 영역에서 자신의 언어를 가질 수 있는가: 강금실이란 이름의 기표’라는 글에서 김신현경씨가 특히 주목한 것은 ‘사적 캐릭터의 공적 관리’란 부분. 그는 강금실 장관을 사적 자아와 공적 자아의 간극을 좁힌 최초의 여성관료라고 본다. 이제까지 남성중심 사회, 더욱이 ‘제도의 핵심’이라는 관료사회에 진입한 여성들이 흔히 자신의 여성성 또는 개인적 캐릭터를 숨기며 남성적 ‘언어’와 ‘복장’에 익숙해지려고 애썼던 것과 대비되는 캐릭터라는 것.

멋·전문성·열정 모두 갖춰
오히려 불가능한 ‘성공신화’


또 ‘참여정부의 상징’으로 불리는 강 장관의 문화적 소양과 춤솜씨를 들며 “인생의 허무함과 치열함을 동시에 아는 그녀이기에 그녀가 추는 춤의 에너지가 우리 사회 시스템의 핵심부를 개혁하는 에너지로 전환될 수 있는 것”이라고 적었다.

뿐만 아니라 “그녀를 둘러싼 인문학적 아우라야말로 그녀가 행정 관료에 대한 전형적인 평가뿐 아니라 여성운동가에 대한 일반적 평가와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도록 해주는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강장관의 ‘성공신화’에 대해 김씨는 “성별에 따른 차별을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사회적 자본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봤다.

경기여고와 서울대 법대라는 최고 엘리트 코스를 거쳐 판사와 나름대로 성공한 변호사를 거친 강 장관의 삶은 역설적으로 모든 여성들이 해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주지 않는다는 ‘현실’의 반영이라는 것이다.

김씨는 이어 법무부 장관이라는 사회적 페르소나와 은퇴 뒤 춤추며 살고 싶은 꿈을 가진 인문주의자로서의 내면적 자아, 둘 사이의 분열을 최소화시키는 ‘강장관식 전략’에 대해 “사적인 존재로서의 자아와 공적인 존재로서의 자아의 분열을 최소화하는 전략이 이제는 여성들에게도 가능하고 또 필요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강장관은 페미니스트인가, 아닌가 김신현경씨는 논문에서 “장관이 된 이후 호주제 폐지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여성운동의 세례를 받았음을 잊지 않는 그녀를 여성운동가가 아니라고 하기에는 현실적인 감각, 전문적인 지식, 치열한 노력 모두를 골고루 갖추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강 장관은 “넓은 의미의 페미니스트”라는 거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