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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여성과 남성이 '돈벌기 게임'을 하면?

by eunic 2005. 2. 28.
여성과 남성이 '돈벌기 게임'을 하면?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 <백수탈출 성공기>가 남긴 의미심장한 교훈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청춘남녀를 여성팀과 남성팀으로 나눈 다음 "대도시 돈을 잘 벌어보라"는 숙제를 냈다고 하자. 두 팀은 같은 업무를 얼마나 '다르게' 해낼까.
비슷한 실험이 지난 1월 미국 뉴욕에서 진행됐다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 그룹은 "13주에 걸친 사원 면접"을 내걸고 '서바이벌 게임'을 벌였다.
미국 각지에서 몰려든 21만명 중 남년 8명씩을 골라내 이들을 여성팀과 남성팀으로 나눈 다음 10가지 물건 가장 값싸게 사기' '뉴욕 시내에서 노점 차려 레모네이드 팔기' 허름한 주택을 리모델링해 높은 값에 임대하기 ' 등을 과제로 안겼다.
각 과제에서 진 팀은 일을 망친 팀원 한명씩을 잃게 된다. 최종 승자에게는 그룹 최고경영자(CEO)가 될 자격과 25만달러(약 3억원), 그리고 날씬한 크라이슬러 스포츠카를 준다. 이 게임은 <MBN>을 통해 미국 전역에 생중계됐고, 우리나라에도 <백수탈출 성공기>라는 제목으로 방영됐다.(OCN방영, 원제는 <The Apprentice>).
전반부 결과는 여성팀의 완승이었다. 여성팀은 8명 그대로 남았는데 남성팀은 반으로 줄었다. 비결은 눈부신 '팀워크'였다. 여성들은 서로의 강점을 '본능적으로' 알아채고 협업에 나선다. 차아나타운에서 오리를 살 때는 애교가 많은 이가 주인에게 아양을 떨어 물건값을 깎고, 금궤를 살 때는 주식거래 경험이 있는 사람이 협상 주체로 나서는 식이다.
여성들은 게임이 끝나면 "나는 여성이란 걸 무기로 내세우기 싫다"고 강조하거나 "아무개를 믿었지만 협상을 잘했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뒷담화'를 하기도 하지만 다음 게임이 시작되면 팀의 승리를 위해 간이라도 빼줄 태세로 덤빈다. 반면 남성들은 팀장이 내린 지시가 마음에 안 들면 천연덕스럽게 '태업'을 한다. 서로 그 분야에 가장 잘 안다고 주장하며 아까운 시간을 흘려보내기도 하고, 객관적인 정보보다 자신의 직관에 의존하는 무모함을 보이기도 한다. 게임에서 패배한 뒤에는 책임을 떠넘기며 '탈락자'를 찍어내는 데 골몰한다.
4차례의 경쟁에서 여성팀이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자, 주최측은 사태가 심각하다고 보고 남은 이들을 남녀혼성팀으로 재편했다. 이때부터 양상이 전혀 달라진다. 남자들은 사전에 음모를 꾸며 팀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여성을 팀장으로 뽑은 뒤, 자신이 속한 팀이 일부러 패배하도록 한다. 그리고 패배의 책임이 모두 팀장에게 있다고 주장해 그 여성을 탈락자로 만든다. 여성은 자신이 음모의 희생양인 것을 뻔히 알면서도, 자신을 변호하기 위해 팀원들을 '적'으로 돌리는 행위를 끝내 하지 못한다.
승리를 위해 기꺼이 '희생'하는 여성들의 경쟁 방식은, 오직 '최후의 승리'를 목표로 물불 안 가리는 남성들의 방식 앞에 번번이 무릎 꿇는다. 결국 '가장 자본주의적 서바이벌 게임'에서 살아남은 최후의 1인은 백인 남성이었다. 여성은 '공존'에 능하지만 남성은 '생존'에 능하다. <백수탈출 성공기>가 남긴 의미심장한 교훈이었다.
이미경/ 전 <허스토리>기자
한겨레 21에서 퍼옴

<백수탈출 성공기>를 보기 위해서 집에 일찍 가야했던 날들이 끝났다.
허전하다. 미국에선 2편이 시작된 것 같았는데... 언능 방영됐으면 좋겠다.
누가 최종 승자가 됐는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나는, 이 프로그램에서 과제가 주어질 때마다 여성과 남성의 일하는 방식의 차이를 볼 수 있는게 흥미로워서 빼놓지 않고 봤다.
여성이 파죽지세로 계속 승리를 이어갈 때는 남자-여자의 차이가가 드러났지만 남녀혼성팀이 됐을 때는 개인개인의 특성이 눈에 들어왔다.
부쩍 눈에 거슬렸던 점이 있다.
우리나라나 미국이나 남자들이 참 줄 서는 판단은 재빨리 하더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임에 져서 팀원들이 해고당할 사람을 지명해야 할 때마다 남자들은 언제나 한 목소리였다.
미리 짠 것도 아닌데 근거도, 그 대상도 똑같았다.
살아남기 위해 나는 어느 쪽에 붙을 것인가와 누구와 친해질 것인가 계산적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여자들은 몸이 자신들의 무기임을 잘 인식하고 실천하는 것 같았다.
나는 이러한 무기가 없기 때문에 이러한 몸을 이용한 방식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나도 그랬다. 승리만을 해 왔던 여성팀에서 최종 승자가 나오지 않아서 참 아이러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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