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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관

<타나토노트> 불멸과 죽음

by eunic 2005. 2. 24.

<타나토 노트> 베르나르 베르베르

불멸은 죽음보다 천배나 더 나쁘다. 우리 육신이 늙는다는 것, 지상에서 우리가 보낼 시간이
제한되어 있다는 것, 우리의 카르마가 혁신된다는 것, 우리가 받는 새로운 삶들이 저마다 경이와 실망 기쁨과 슬픔 관대함과 째째함으로 교직되어 있다는 것.
그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 우리의 삶에 죽음은 꼭 있어야 할 요소다. 다행히 언젠가는 우리에게 죽음이 찾아올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진정으로 느긋할 수 있지 않은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죽음은 이렇게 생겨났다.
죽음은 지금으로부터 꼭 7억년 전에 출연했다. 그때에 이르기까지 생명은 단세포에 한정되어 있었다. 단세포로 이루어진 생명은 영원히 죽지 않는다. 똑같은 형태로 무한히 재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도 우리는 산호초에서 영원히 죽지 않는 단세포 체제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그렇게도 모든 생명이 죽음을 모르고 살아가던 어느날 두세포가 만나서 서로 이야기를 나눈 다음 서로 도우며 함께 생명 활동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에 따라 다세포의 생명 형태가 나타났고 그와 동시에 죽음도 생겨났다. 다세포 동물의 출현과 죽음의 시작은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일까? 두 세포가 결합하자면 서로간의 소통이 불가피하고 구 소통의 결과 두 세포는 더욱 효율적인 생명활동을 위하여 자기들의 일을 분담하게 된다. 예를 들어, 두 세포가 영양물을 소화하는 작용을 하기보다는 한 세포는 소화를 맡고 다른 세포는 영양물을 찾는 식으로 역할 분담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 후로 세포는 점점 더 큰 규모로 결합하게 되었고 각 세포의 전문화가 더욱 진전되었다. 세포들의 전문화가 진전될수록 각각의 세포는 더욱 허약해졌다. 그 허약성이 갈수록 심화되어 마침내 세포는 본래의 불멸성을 잃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죽음이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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