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자(隱者) : 자신의 사교성 결핍을 미덕이라 생각하는 자
엉뚱이 사전 <107>
2004-03-23 오후 5:27:42
자신의 사회성, 사교성 결핍을 미덕이라 생각하는 자.
숨어 살게 되므로 그의 미덕도 악덕도 세상에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함에 사람들은 가끔 그를 성자로 보기도 한다.
그런데 왜 은자는 숨어서 살아야 할까. 그가 세상에 나와 살면 보통 사람과 무엇이 어떻게 다를까?
한번 생각해 보자.
편견 : 이것이 있어 편애가 있고 편애가 있어 사랑이 있다
엉뚱이 사전 <65>
한 사람을 영원히 아니면 일생 동안, 아니 반평생 또는 몇 년, 몇 개월이라도 지극히 사랑하기 위해 필요한 견해.
편견이 있음으로 편애가 있고 편애가 있으므로 사랑 있으니.
그 기간이 영원이라면 영원한 편견을, 몇 개월이라면 몇 개월의 편견을 간직할 것인 즉, 사랑하는 이들이여. 편견을 두려워 말라.
hedos
후천적으로 얻은 또 하나의 눈. 동물은 두개의 눈이 있다. 인간은 두개의 눈과 편견이라는 눈 : 3개의 눈을 가지고 있다.
고독 : 인간관계는 스트레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즐기는 경지 경험 : 전에 겪었던 일이 앞으로 쓸모 있을 거라 생각하는 착각의 하나
엉뚱이 사전 <67>
인간관계에서 위안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즐기는 경지.
그런 고독에도 몇 가지 유형이 있다.
첫째. '스트레스도 싫고 고독도 싫다'의 경우, 바쁘게 이것저것 일거리를 찾아 돌아다니며 '바쁘다, 바빠'를 외친다. 따라서 인간관계를 건성건성 건널 수 있고 고독에서도 탈출했다고 착각한다.
둘째. '위안조차도 스트레스다'의 타입이다. 그러니 자기 주변에 온통 벽을 쌓는다. 고독을 정말 좋아하는지 어떤지는 아마 자신조차 모를 걸.
셋째. '위안도 스트레스도 좋다. 그러나 고독이 더 좋다'의 경우. 그는 고독이 무언지 알며 고독에서 넘치는 생명감을 맛볼 수 있는 참 고독인.
인류애 : 증오가 깊어진 보통사람에게 자연스럽게 생기는 사랑
엉뚱이 사전 <49>
보통사람이 개별적인 타인들에 대한 증오가 깊어지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솟아나게 되는 사랑. 그러므로 이웃과 사이가 나빠지게 되면 사랑은 인류애쪽으로 방향을 튼다.
간디나 슈바이처 마더 테레사 등도 그러냐고요?
앞에 '보통사람'이란 단서를 그래서 붙였지요.
도저히 참고 견딜 수 없는 누군가들의 개성 습관 버릇 때문에
'인간들이 이래서는 안 된다. 인류 전체를 위해서도 이래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되는 거라고요.
신념 : 성숙치 못한 인간이 걸리는 위험한 바이러스성 질환의 하나
엉뚱이 사전 <46>
위험한 바이러스성 질환의 하나. 정신적으로 성숙치 못한 사람이 이 질환에 걸리면 타인에게는 불편과 공포심을, 스스로에게는 불행을 가져오기 쉽다. 예를 들면 '장렬한 죽음을...' 등으로.
'성숙치 못한 인간은 신념(이상, 이유)을 위해 고귀한 죽음을 택하려 하지만 성숙한 인간은 신념(이상, 이유)을 위해 묵묵히 살아가는 하찮은 생(生)을 택하려 한다' -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에서
여타의 감정적 바이러스와는 달리 곧장 반작용 바이러스의 생성을 촉진, 두 바이러스의 충돌을 가져오기도 하고, 그 결과 정신분열 위험성도 있으며 세상을 둘로, 셋, 넷으로 지리멸렬 쪼개는데 공헌하는 위험한 광기.
성숙한 인간이 왜 하찮은 생을 택하는가를 알 만하지 않은가.
쓸쓸함 : 주로 기온과 바람이 만들어 내는 느낌
엉뚱이 사전 <68>
주로 기온과 바람이 만들어 내는 느낌.
영상 30도C 이상이거나 영하 30도C 이하, 그리고 바람 없음에서 쓸쓸함을 느낀다면 그의 쓸쓸함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청승 비슷한 것일 터.
0도C를 오르내리는 초겨울, 훈기 없는 방안에 혼자, 그리고 밖에는 낙엽 뒹구는 소리가 배경음악으로 깔리면 완벽한 쓸쓸함이 생(生)할 것이라 장담할 수 있음.
감정 : 몸과 마음이 강제로 함께 할 수밖에 없는 느낌
엉뚱이 사전 <44>
가슴이 기뻐할 때 손가락 발가락은 슬퍼하든가 가슴이 슬퍼할 때 신체의 어느 부위는 기뻐하는 일이 있을 수 없는, 그래서 온 몸과 마음이 강제로 함께 할 수밖에 없는 느낌들.
그 감정은 어디서 시작되며 무엇이 영향을 주는가에 대해 '두뇌에서' '심장에서' 아니 '위장에서' 등 여러 설들이 분분하며, 지금은 두뇌쪽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으나 아직 결론난 상태가 아니다.
주목해 보고 싶은 것은 '감정은 위장에서'의 주장이다.
육식 할 경우 '어떤 동물의, 무엇을 먹고 어떤 환경에서 자란, 몇 살 난 동물의 고기인가'가 위장을 통해 개인적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인데 대표적인 예로 비프스테이크를 많이 먹고 자란 인간들이 흉포해진다는 등의 주장이다.
채식이 감정을 순화시킨다는 주장도 마찬가지겠다.
쇠고기라 해도 모차르트를 들으며 좋은 환경에서 여유있게 자란 소의 고기라든가 채식이라 해도 자동차 소음과 먼지 뒤집어쓰며 길가에서 자란 채소라면 또 다르다는 이야기.
두뇌 속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이 기쁨과 슬픔과 공포를 조종한다면 위장은 그 화학물질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셈일테니 '위장에서'를 아주 무시하지는 말자.
엉뚱이 사전 <41>
플라토닉 러브 : 불능과 불감증 사이의 애정에 대해 붙인 명칭
"불능(의 남자)과 불감증(의 여자) 사이의 애정에 대해 어리석은 사람들이 붙인 명칭" ('악마의 사전')
'악마의 사전' 대로라면 철학자 플라톤은 영원한 아름다움인 '이데아'를 설파함으로써 후대의 어리석은 자들이 어리석은 판단을 하도록 유도한 셈이 된다.
하기야 의술과 약학이 잘 발달된 현대에 플라토닉 러브 찾기란 심히 어려운 일이긴 하다.
불능도 불감증도 그렇고.
거짓말: 듣는이의 제약된 뇌구조에서 받아들이는 한계
족보 : 사람들 사이에 중요시하다가 요즘 동물쪽으로 옮겨가는 중
경험 : 전에 겪었던 일이 앞으로 쓸모 있을 거라 생각하는 착각의 하나
지금까지 겪었던 일이 앞으로 쓸모 있을 것이라 생각하게 하는 사람들의 착각의 하나. 그 경험을 타인이 교훈으로 삼을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것은 더 큰 착각.
"경험은 이쑤시개와 같아 누군가 쓴 것을 다른 사람은 쓰지 않는다"고 누군가가 말했으니...
하기야 직접 했던 경험도 별 쓸모 없음은, 실연(失戀)으로 깊은 상처 받았던 사람이 다시 연애에 빠지는 경험 등으로 알 수 있지요.
'경험은 대머리를 위한 빗'(중국 격언)이라 했던가.
자존심 : 세상을 쉽게 사는 모든 방법을 경멸하는 단어
세상을 쉽게 살도록 해 주는 모든 방법을 경멸하는 단어. 아첨, 굴복, 비굴, 타협 등등. 자존심 있어 다툼 생기고 자존심 부추겨 전쟁 나고...
또 있지. 모르면 모른다 하고 물으면 될 것을 자존심 때문에 생고생 좀 한 이야기 하나.
만종을 그린 저 유명한 프랑스 화가 밀레는 장학생으로 처음 파리로 상경, 루브르미술관을 찾으려 며칠을 시내로 헤매고 다녔다. 며칠 지난 다음 결국 루브르를 찾고 보니 자신이 머물고 있던 곳 바로 이웃이었다는 일화.(밀레 전기)
루브르가 밀레에 끼친 영향은 정말 대단한 것이었는데...
왜 아무에게도 물어보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