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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관

포르 NO!

by eunic 2005. 4. 4.
페미니스트 저널 ‘이프’ 포르노 폭력성·해악 등 파헤쳐

포르 NO!

포르노는 일상을 지배한다. 매일 아침 스포츠신문을 도배하는 만화는 성적 농담이 대부분이고, 내용은 늘 ‘강간’과 ‘폭력’ 사이를 오간다. 인터넷은 온종일 포르노 사이트 스팸메일을 배달한다. ‘정론’을 내세우는 일간지들은 모두 포르노를 염려하지만 그 회사의 인터넷 사이트 대부분에서 성인정보를 거래한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 지난 1월 발표한 자료를 보면 8대 일간지 가운데 한 신문을 뺀 모든 일간지에서 성인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 여성주의 매체가 이 문제를 정면돌파하고 있다.

1997년 ‘웃자! 뒤집자! 놀자!’란 슬로건을 내걸고 태어난 페미니스트 저널 〈이프〉. 포르노를 두고 ‘억압된 성욕의 대리만족 혹은 본성의 해방적 기제’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이 계간지는 포르노야말로 ‘비장애 젊은 남성’을 권력화하는 자본주의의 대표적 기제라는 데 동의한다.

이 계간지의 봄호는 △포르노 소설 △성폭력과 포르노 △장애인과 포르노 △포르노와 욕망에 관한 짧은 수다 등 포르노 문화 전반에 대한 문제 제기를 100여쪽에 걸쳐 싣고 있다.

한국방송 〈미디어포커스〉의 진행자인 김신명숙씨에 이어 새 편집인이 된 에코페미니스트 김재희씨는 “여태 그냥 보아 넘겼던 것을 장기적으로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겠다”며 “실제로 밀양 집단성폭행 사건의 가해 남학생들은 포르노를 보고 따라한 것이라고 증언했고, 연쇄살인범 유영철의 컴퓨터 하드 디스크는 채팅사이트와 포르노사이트 검색의 흔적뿐이었다”고 말했다.

반포르노운동가인 안드레아 드워킨이 일찍이 “포르노는 이론이고 강간은 실천”이라고 했지만 기실 우리 현실도 거기서 멀지 않다는 얘기다.

〈이프〉는 한번에 그치지 않고 올해 내내 포르노에 대한 특집 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그래서 ‘포르노’란 말을 뒤집어 ‘포르, 노우!’라고 외친다. 〈

이프〉는 여름, 가을, 겨울호에서 △배꼽과 포르노(몸과 포르노의 상관성) △포르노와 경제(자본주의) △포르노와 정치(가부장과 법적 교정)를 다루려고 한다.

행사도 준비중이다. 오는 6월18일에는 서울 서강대에서 포르노 문화와 관련한 여성행사(가칭 하이 포르나 프로젝트)를 연다.

작년까지 열린 안티 미스코리아 대회를 이어가는 이 프로젝트는 오는 6월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여성학대회 기간에 행사를 열어 전 세계 여성들의 이목을 붙잡겠다는 계획이다.

이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