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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관

파울로 코옐료의 11분

by eunic 2005. 3. 14.

사랑을 이해하고 싶긴 하지만, 그리고 내 마음을 앗아간 남자들 때문에 고통스러워 한 적도 있지만, 나는 이제 깨닫는다.
내 영혼에 와 닿은 사람들은 내 육체를 일깨우지 못했고, 내 육체를 탐닉한 사람들은 내 영혼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을- 32

이곳에 온 지 정말 오래된 것 같다. 아직 이곳 말을 못한다. 라디오로 음악을 듣거나, 벽을 골똘히 바라보거나, 브라질을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하숙집에 있을 때는 일할 시간만을, 일을 할 때는 하숙집으로 돌아갈 시간만을 초조하게 기다린다. 현재가 아닌 미래를 살고 있는 셈이다. - 63

잠이 들었다가 롤러코스터 안에서 갑자기 깨어난다면, 과연 어떤 기분이 들까? 갇혔다는 기분이 들 것이고, 커브가 두려울 것이고, 거기서 내려 토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그 롤러코스터의 궤도가 내 운명이라는 확신, 신이 그 롤러코스터를 운전하고 있다는 확신만 가진다면, 악몽은 흥분으로 변할 것이다. 롤러코스터는 그냥 그것 자체, 종착지가 있는 안전하고 믿을만한 놀이로 변할 것이다. 어쨌든 여행이 지속되는 동안은, 주변 경치를 바라보고 스릴을 즐기며 소리를 질러대야 하리라. - 70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온 이틀 후, 마이라의 일기

열정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평화롭게 먹고, 자고, 일할 수 없다.
열정은 과거에 속하는 것들을 모두 파괴해 버린다. 사람들이 열정을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자신의 세계가 와해되는 것을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힘들여 위협을 통제하고, 이미 먼지로 변해버린 구조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들은 낡아버린 것의 기술자들이다.
정반대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자기들이 안고 있는 모든 문제의 해결책을 열정에서 찾기를 희망하며 무작정 뛰어든다. 그들은 행복에 대한 모든 책임을 자기 열정의 대상에게 돌리고, 불행이 닥치면 그를 죄인으로 삼는다. 그들은 뭔가 신비스러운 것이 그들에게 닥쳤기 때문에 행복하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어떤 사건이 모든 것을 파괴하기 때문에 불행하다.
열정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것과 그것에 맹목적으로 뛰어드는 것, 둘 중 어느 것이 덜 파괴적인 태도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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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난 당신을 사랑해요. 마치 전에 내가 다른 남자를 사랑한 적이 없었던 것처럼. 그게 내가 떠나려는 이유예요. 내가 여기 머무르게 되면 꿈은 현실이, 당신의 삶을 소유하고 내 것으로 만들려는 욕망이 되어버리겠죠......
그렇게 되녀 사랑은 속박이 되어버릴 거고요. 꿈은 그냥 꿈으로 내버려두는 편이 나아요. 우리는 한 나라에서, 혹은 삶에서 얻은 것을 소중히 여겨야만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