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전략적 구상은 점, 선, 면 세가지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점의 차원에서는 특수식 개방전략, 선의 차원에서는 철도를 중심으로 하는 물류거점 전략, 면의 차원에서는 전 국가경제 차원의 개혁전략이 그것이다.
이 세가지 차원은 거의 동시에 추진되고 있는데 그때 그때 국제정치 상황에 따라 각각의 속도에 차이가 날 것이다.
특구식 개방전략에 동원되고 있는 나라는 주로 한국과 중국이다.
한국과는 최근 진전을 보이고 있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특구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개성공단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경인 경제권과 연결될 것이고 홍콩-선전식 개방 모델이 현실화될 것이다.
신의주 경제특구 지정은 중국 단둥과의 연결을 염두에 두고 잇는 또 하나의 홍콩-선전식 개방 모델이다. 북한 안에 작은 나라를 하나 만들어 39세 된 젊은 화교 자본가에게 떼어주는 데에서 김위원장의 결단의 심도를 엿볼 수 있다.
특구 중심의 점들은 경의선, 동해선이라는 선을 통해서 연결될것이다.
이 사업에는 러시아와 한국이 주로 동원되고 있다.
경의선, 동해선은 단순히 통행료만 북한이 챙긴다는 물류차원의 개념을 넘어서서 점 단위 개방효과의 상승과 중첩을 의도하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경의선을 통해 한반도 남서부, 경인-개성경제권, 단둥-신의주 경제권, 동북 3성이 연결될 것이다. 동해선을 통해서는 한반도 동부, 금강산 특구, 원산, 나진·선봉, 그리고 시베리아가 연결될 것이다.
면의 전략, 즉 북한 경제 내부의 개혁전략은 최근 발표된 7·1경제관리 개선조치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다.
국정 가격 및 급료의 현실화, 권한의 하향 이동 등이 중요 골자였다. 농업부문에서는 가족 단위 분조 관리제가 이미 시험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이러한 조치들을 통해 노동자와 농민을 직장과 농장으로 끌어들여 생산활동을 강화하고자 하는 것이 목표일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이들의 노동의욕이 고취되어도 에너지, 원자재, 비료가 없고 수송망이 연결되지 않으면 공급 부족을 메울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러면 결국 암시장과 국정가격의 격차는 다시 커지고 이는 다시 노동의욕 저하를 낳을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래서 면의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및 생산관련 시설을 구축하기 위한 대규모 서방 자본의 유입이 불가피하다.
이 전략의 수행을 위해 일본이 북·일 수교 교섭을 통해 동원되고 있고 납치, 미사일 문제 등을 양보하는 대신 1백억 달러 정도의 자금 동원이 점쳐지고 있다.
그렇지만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통해 국제 경제기구 가입과 대규모의 본격적인 서방 자본의 유입이 없이는 면의 전략은 성공하기 힘들 것이다.
미국과의 타협을 통해 유리한 안보호나경이 조성되어야만 군사부문으로부터 농민을 경제개발로 재원을 돌릴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김 위원장은 미국의 관심 현안을 풀기 위해 협조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과의 교섭이 진행되지 않는다고 해서 북한이 모든 것을 미국에 걸고 기다리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과 점·선·면의 경제발전 전략을 밀고 나가면서 스스로에게 유리한 국제 여론의 조성과 협력을 통해 미국에 간접적 압력을 넣는 고단수의 대미전략을 구사하려 할 것이다.
이처럼 북한의 경제발전 전략은 입체적이고 거시적인 맥락에서 파악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도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느 국가든지 경제가 변하면 정치와 대외관계도 서서히 변해온 것이 세계사의 법칙이었다. 이제 한반도도 가히 새로운 시대에 진입라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