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했으면..." 장애아들 위해 자살한 아버지
2010-10-7 [아시아투데이=김태우 기자]
50대 일용직 남자가 부양능력이 있는 보호자가 있으면 몸이 불편한 아들이 정부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7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6일 오전 8시50분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윤모(52)씨가 나무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신고를 한 공원 청소반장은 "산책하던 시민이 시신이 있다고 해서 가보니 윤씨가 나무에 매달린 채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현장에는 빈 소주병이 하나 있었고, 윤씨의 주머니에는 유서가 발견됐다.
종이 4장에 큰 글씨로 쓴 유서에는 "아들이 나 때문에 못 받는 게 있다. 내가 죽으면 동사무소 분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잘 부탁한다"고 적혀 있었다.
또 "사랑한다. 화장해서 공원에 뿌려달라"는 유언도 남겼다.
1997년부터 윤씨와 동거해 온 A(54)씨는 주민등록이 돼 있지 않은 상태로 아들(12)을 낳았다.
A씨는 "(윤씨가) 5일 오전 아무런 말 없이 집을 나가고서 연락이 끊겼다. 형편이 좋지 않아 장례 치르기도 어렵다"며 고인의 부검도 원치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1970년대부터 폭행과 절도 등으로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받는 등 10여건의 전과가 있는 윤씨는 회사에 다니다 수년 전에 그만뒀고 최근에는 날품팔이로 어렵게 생계를 이어오고 있었다.
윤씨의 아들은 한쪽 팔이 불편하지만 장애인으로 등록되지는 않은 상태다.
경찰은 유서와 가족 진술 등을 토대로 생활고에 시달린 윤씨가 몸이 불편한 아들을 부양할 형편이 되지 못하자 살아 있는 게 가족한테 오히려 짐이 된다고 자책한 나머지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자신이 죽으면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지원이나 장애아동부양수당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장애아들 복지혜택 좀…‘안타까운 부정’
50대 일용직 스스로 목숨 끊어
“동사무소분들 잘 부탁한다” 유서
50대 일용직 노동자가 ‘장애가 있는 아들에게 복지혜택을 받게 해달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 6일 아침 8시50분께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윤아무개(52)씨가 소나무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고 7일 밝혔다. 공원을 산책하던 시민의 연락을 받은 공원 청소반장이 윤씨의 주검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윤씨의 주머니에서 발견된 유서에 ‘아들이 나 때문에 못 받는 게 있다. 내가 죽으면 동사무소 분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잘 부탁한다’고 적혀 있었다”고 밝혔다.
일용직 건설 노동자였던 윤씨에게는 아내와 한쪽 팔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12살짜리 아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의 아내는 경찰 조사에서 “남편이 일용직으로 일해 왔는데 최근 일감이 없어 생활이 어려웠다”며 “5일 아침 아무런 말 없이 집을 나간 뒤 연락이 끊겼다”고 말했다.
경찰은 생활고에 시달리던 윤씨가 장애가 있는 아들을 돌볼 형편이 되지 못하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윤씨의 아내는 호적이 없어 혼인신고도 하지 못했고, 윤씨의 가족관계 증명서에는 아들과 윤씨 둘만 나와 있다”며 “이 때문에 자신이 죽으면 아들이 기초생활수급자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윤씨가 살던 ㄱ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윤씨가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한 적이 없으며, 아들도 장애 등록이 되어 있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기사등록 : 2010-10-07 오후 07:52:53 기사수정 : 2010-10-08 오전 11: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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