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

"대전지하철 추락사 이유를 모르겠다"…배상은 어려울듯

기사등록 일시 [2010-08-26 14:50:48]

【대전=뉴시스】김현진 기자 =

대전도시철도 서대전역 엘리베이터 2호기에서 지난 25일 밤 9시 44분경 발생한 장애인 추락사고가 의문을 더하고 있다.

전동스쿠터를 탄 장애인 이모씨(40)가 닫힌 엘리베이터 문으로 스쿠터로 돌진해 모두 세차례 충격을 가해, 문이 파손되자 그 곳으로 진입해 추락 사망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모씨의 추락 장면은 대전도시철도 CCTV에 실시간으로 찍힌 동영상을 보면 자살 가능성 등을 제외하고는 도무지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추락사고라는 것이다.

이 씨는 엘리베이터가 내려간 직 후 스쿠터를 후진해 다시 돌진하는 방식으로 엘리베이터 문을 파손하고 추락해 관계자들을 갸웃거리게 하고 있다.

도시철도 관계자는 "엘리베이터를 미처 타지 못하면서 순간적으로 욱하는 감정이 들고, 문을 파손하려 했다 해도 2차례면 충분했다"며 "3차례씩 충돌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고 말했다.

이씨는 엘리베이터로 스쿠터와 함께 진입해 지하 17m아래로 내려간 엘리베이터의 상층부 15m 부근으로 떨어져, 두부함몰, 갈비뼈 손상 등을 입고 현장에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순찰 중이던 도시철도 공익요원 정모씨는 꽝하는 소리와 함께 오후 9시 44분 54초께 추락 상황을 목격하고, 119구조대에 신고해 후송됐지만 사망했다.

사망한 이모씨는 6~7년전 자동차 사고로 장애자가 됐으며, 5~6년 전부터 전동스쿠터를 이용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서대전역 인근 모 가구회사 직원으로 사무 보조를 해 왔으며, 평소 밤 9시 30분경 지하철로 퇴근했다. 이날도 퇴근길이었을 것이란 추정이다.

후송된 병원 및 경찰에 따르면, 음주를 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신병을 비관한 추락사고가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평소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지하철로 출퇴근하며, 이같은 추락 방법을 떠올렸을 수 있다는 것이다.

피해보상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대전도시철도공사는 공공목적시설로 인한 피해 등에 대비해 한국지방재정공제회에 '영조물배상책임보험'을 들어 놓고 있다.

그러나, CCTV에 찍힌 상황과 같이 본인에 의한 피해는 보험 배상이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영조물(공공목적시설)의 하자, 관리자의 선량한 의무 불이행 등으로 인한 제3자의 피해에 대해 배상도록 보험은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도시철도는 "엘리베이터에 대한 법정 정기검사는 연 1회 실시하고 있으며, 또, 월별 점검보완 등 이중 점검시스템을 가동하고 있으며, 9일 점검에서도 이상이 없었다"고 말했다.

lionel@newsis.com

왜 자살로 몰아가는 것일까? 배상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