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사람의 악행을 기록한 보고서이자, 자극적인 빨간 비디오의 내용들로 가득찬 이 한심한
영화는 많은 영화제에서 상을 탔다.
이 영화는 시종일관 한 남자의 악행을 추적해 보여준다.
그의 내면에 전혀 들어가지 못한 채..
그에게 단독 인터뷰나 그의 행적을 설명하고 납득시킬만한 어떠한 장치도 없이 말이다.
그래서 그를 이해할 수도 없다.
그를 납득시켜려 해봤자 아무도 그를 이해할 수 없을 것 같긴 하지만..
이 영화가 정말 저급한 비디오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그는 생고기를 삭혀서 구더기가 들끓으면 벌레를 후후 불어 고기를 잘근잘근 먹는다.
길가는 맘에 드는 여자를 겁탈해 애를 갖게 하고, 애를 가진 여자는 남편의 폭행으로 죽는다.
자신의 아내는 자식들이 있는 앞에서도 때리고, 강간한다.
딸을 때려,그딸은 고통에서 벗어나려 쥐약을 우걱우걱 씹어먹는다.
한편으로는기요코라는 일본 과부에게는 뇌종양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는데도 지극정성으로 간호한다.
돼지 멱을 따는 모습, 잔업수당을 달라는 인부의 얼굴에 숯을 들어 지지는 모습까지.
그의 비정상적인 행동을 타국에서살아가야 하는 한국인이 겪었을 심적 불안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본다.
한국인, 일본으로 건너간 한국인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한 특이한 개인의 이야기였다.
그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가지고 그럴 듯하게 포장해 뭔가 있는 척
영화 홍보를 하지만..
이건 쓰레기 영화다.
아무것도 남는 게 없는 오로지 자극과 두려움 밖에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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