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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닉의 산문

양비론과 면죄부

by eunic 2005. 3. 7.

난 양비론을 싫어한다.

시비가 일면 사람들은 화해를 시킬 요량으로

양비론을 꼭 들먹인다.

"너도 이 부분을 잘못했고, 재는 이 부분을 잘못했으니까

둘다 서로 잘못한거니까화해해. 좋게 좋게 해결해야지."

라고 한다.

양비론을 내가 왜 이렇게 싫어하는가 생각해 봤더니.

양비론은 진정한 반성의 감정을 제거시킬 수 있다.

제 들보의 흠은 못 보는 것처럼...

나의 잘못에 대한 죄는 상대방의 실수로 상쇄된다고 생각한다.

즉, 면죄부를 얻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둘 다 잘못했다는 것은

진정한 반성을 방해한다.

그가 용서를 구할때까지라는 생각, 그가 용서를 구한다면 나도 해주겠다는

셈의 논리가 들어서게 된다.

양비론은 조목조목 지적해 둘의 성찰을 이끄는게 아니다.

개인들 모두가 양비론에 대해서 이렇게 받아들이진 않을 것이지만..

그러나 나는 시시비비를 가려보는 것하고 양비론하고는뜻은 같지만

현실에서다르다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