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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

이윤기의 나비넥타이 평론

by eunic 2005. 3. 2.

이윤기의 '나비넥타이'를 평론한 글

<작자 미상>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누구에게나 일정량의 가면이 필요하다.

보다 세련된 표현으로는 퍼스나라고도 부르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 퍼스나는 자기를 드러내면서 세상과 맞서는 두려움을 완화시켜 혹은 세상으로부터 가해지는 폭력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주는 역할을 해 주기까지 한다.

그것이 퍼스나의 기능이다.

그러나 퍼스나는 이러한 순기능만을 갖고 있지는 않다.

더러 개인이 본래 자신과 동떨어진 퍼스나를 가질 경우 혹은 개인만의 대면의 시간에 조차도 자신의 퍼스나를 고집할 경우 그는 심한 우울증에 빠지거나 자신의 공적인 얼굴과 사적인 얼굴의 간극사이에서 심한 정신적 충격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이윤기의 '나비넥타이' 는 우리들 모두가 살아가면서 저마다의 퍼스나를 갖게 마련이고 또 그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윤기는 그러한 나비넥타이가 공식적인 가면으로는 간주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것은 일종의 사회적 지표인 까닭에 그것을 통해서는 결코 온전한 인간 이해가 진척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있어서 자기의 공적인 가면이 기능적인만큼 남들의 가면은 그렇게 기능적으로 보아주어야 한다는 것을 당위까지를 이윤기의 소설은 말해준다.

더 나아가 이윤기의 이 소설은 상투어로 모든 것을 재단할 수 있었고 또 그러한 공적인 인간 이해의 지표가 의심될 수 없는 것으로 강요되던 시기에 각 개인이 그러한 공적인 얼굴과 사적인 얼굴 사이에서 격었을 마음의 고통 그리고 그러한 고통을 통해서 사회적 퍼스나의 존재론에 눈뜨게 되는 과정을 각성의 플롯으로 짜나가고 있다.

사회적 존재의 퍼스나 형성에 시대적 정황을 대입해 볼 수 있는 좋은 문제를 이 소설은 던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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