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 함민복
망둥이를 낚으려고
노을 첨벙거리다가 돌아오는 길
어둠 속에서도 개는 내 수상함을 간파하고
나를 겁주며 짖는다
내가 여기 더 오래 살았어
네가 더 수상해
나는 최선을 다해 개를 무시하다
시끄러워
걸음을 멈추고 개와 눈싸움을 한다
사십여 년 산 눈빛은
초저녁 어둠도 못 뚫고
똥개 하나 제압 못 하니
짖어라
나도 내가 수상타
서녁 하늘에
낚싯바늘 같은 달 떠 있고
풀뀅기에 낀 망둥이 댓마리
푸덕거린다
어제 교보문고에 갔다가 문학잡지인 '문학판'에서 함민복의 시를 발견해 다이어리에 적어왔다. 아주 갓 올라온 시다.
시속에 정말 함민복 시인이 그려진다.
그래서 교보문고에 철퍼덕 앉아 적어댔는데 눈치가 좀 보였다.
그리고 정이현의 낭만적 사랑과 사회를 읽었는데 그 자리에서 단숨에 읽게 만들만큼 소설이 재미있었다. 꽁트를 본 느낌. 그리고 여자의 내숭을 메뉴얼을 따라 다 보여주는 것 같아 재미있었다. 순진한 여자들에게는 흥미롭고 남자들에게는 이제까지의 그녀를 속속들이 알아버린 느낌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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