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명품관

조은의 [벼랑에서 살다]

by eunic 2005. 3. 1.
조은 씨가 쓴 산문집 중에서

주변에는 나이 많은 독신녀들이 많다. 그들중에는 누군가와 인연이 닿으면 결혼할 사람들도 있다. 찬찬히 살펴보면 결혼할 수 있는 유형의 사람들은 따로 있는 것도 같다. 친구들 중에는 독신을 고집하다 늦게 결혼한 친구도 많은데, 그들에겐 몇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앞에 있는 동성 친구의 시선을 개의치 않고, 자신이 만나는 남자의 입에 음식을 넣어 줄 수 있었던 친구는 혼자 살지 못했다. 또 자신의 외로움을 호소하기 위해 간간이 남의 단잠을 깨우던 친구도 혼자 살지 못했다. 자유연애주의자들도 혼자 살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들도 한 번쯤은 그들로서는 어쩔 수 없는 결혼이라는 실수를 하기 때문이다. 모르는 사람과 약속이 정해지면, 그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반드시 알아내려 했던 친구도 혼자 살지 못했다. 결혼하지 않더라도 아이는 하나 낳아 기르고 싶다던 친구도 혼자 살지 못했다. 그들은 모두 자신의 여성을 깨워놓고 있었기 때문이다.
중략
나는 또한 알고 있다. 내가 만일 결혼을 했다면 나의 어머니와 비슷하게 살았으리란 사실을, 하지만 나는 그 길을 가지 않았다. 내가 세상의 어머니들을 존경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의 삶이 나의 어머니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세상에 결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정해져 있는 것일까?
나는 조은이 말한 결혼을 할 수 밖에 없는 유형에 들어있을까 생각해봤지만 아직은 내가 그런 사람인가 판단하기엔 조금 이른 것 같다.
지난주에 시작된 '꽃보다 아름다워' 라는 수목드라마에서 우리 아빠가 우리를 버리고 남의 가정을 찾은 사랑만 아는 철부지도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엄마가 살아온모습과 너무 흡사해 종종 눈물이 흘렀다.
엄마들의 모습은 이렇게 하나같이 바보같으면서도 현자인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하는 자식이, 남편이 행복하다면저절로 자신도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는듯한 엄마에게서 ,,,
세상에 따지고 바뀌어나가길 열심히 욕망하는 딸은 묻고 싶다.
정말 행복했었냐고?

열심히 본 후에 결론을내려야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