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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닉의 산문

몬스터를 보다

by eunic 2005. 3. 1.

리...
한번도 사랑이라는 것을 받아본 적이 없는 사람.
누군가 자신에게 호의적으로 다가왔을때
무섭게 몸서리치고 자신을 극도로 방어하는 것처럼 외롭게 살아온 여자.
그러나 그게 자신 인생에 있어서 최초로 받은 사랑과 관심이라는 것을 알았을때
리는 새로 태어나고 싶고, 새로운 삶을 살고 싶은 의욕을 느낀다.
거리의 창녀에서 사무실에서 일하는 보통사람들의 삶을 원했지만
세상은 받아들여주지 않았다.
삶의 팍팍함에 다시 거리의 창녀일을 하게 되는 리.
거기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변태적인 성행위를 요구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고
우발적으로 사람을 죽이게 된다.
(이 장면을 보고 나는 충격에 숨도 쉴 수 없었다.
나 또한 그런 상황이라면 사람을 죽이고도 남을 것 같았다.)
자신이 이 세상에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몸을 파는 것 뿐이지만,
남자가 싫고 이제는 두려울 뿐이다.
리는 자신을 사랑해준 철없는 셀비를 위해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거리로 나가 하나하나씩 자신의 몸을 원하는 탐욕스런 남자들을 살인하기 시작한다.
그러다 붙잡힌 리.
리의 범죄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셀비는 도청이 되는 상태에서
리의 감옥에 전화를 걸고, 재판정에서 손가락으로 리를 가리키며 살인했다는 말을 한다.
셀비...
셀비 입장에서 본다면 리가 자신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과도한 일을 저질러 나까지도 뒤집어 쓰게 생겼다고 투정부릴 수 있고 억울해 할 수 있다.
만약 셀비가 나였다면,,,,
그런 식으로 보채거나, 그런 식으로 배신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많은 영화제의 여우주연상을 거머쥘 만큼 샤를리즈 테론은 변신을 했다.
외모뿐만 아니라 말투, 행동, 모든 게 리가 되어 있었다.
보통사람으로서의 행복을 꿈꾸고, 입사면접을 보던 리의 모습
정말 잊혀지지 않는다.



이 영화를 보면서
정상 섹스와 비정상섹스의 차이는 섹스를 하는냐 안 하느냐의 차이일뿐이라고 했던 프로이트의 말은 잘못됐다는 생각을 했다.
비정상섹스, 변태섹스는 분명히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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