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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닉의 산문

이별편지

by eunic 2005. 3. 1.
오랜만에 내가 그에게 쓴 이별편지들을 읽었습니다.
하나같이 서운한 마음과 그를 그럼에도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편지들이었습니다.
그와 내가 헤어지면서
좋은 사이로 헤어지고 싶어
제가 제안을 했습니다.
하루에 한번씩 전화해주기를 말이죠.
전화를 하지 않게 되는 날은 이렇게 정했습니다.
우습지만내가 그를 처음 사랑했을때의 마음이 들때까지로.
하루하루 그는 전화를 꼬박꼬박 했습니다.
처음엔 의무적으로,
어느 날은 예전처럼 장난도 쳐가며,
그렇다고 우리가 예전처럼 다시 돌아가는 일도 아닐텐데....
나는 고통스러우면서도 기다려지는 전화받기를 했습니다.
내가 그를 사랑했던 감정들이 다시 살아날 듯한 전화를 받으면
전화받기는 이제 끝나야 하는...
전화받기는 내 패배로 끝났습니다.
결국 그가 나하고 전화하기를 끝내고 싶어서 하는 연기를 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의 고통을 생각하며 전화를 그만하라고 했습니다.
시간이 아주 많이 흐른 지금,,,
그의 전화를 하루하루 받으며, 쓴 부치지 못한 편지들을 죽 읽으니
아이러니하게도,,, 너무 잘 썼어 .
나중에 소설에 넣어야 겠어 하는 이상한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별도 약이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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