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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닉의 산문

사람이 부대끼는 세상

by eunic 2005. 3. 1.

나는 아이를 많이 낳고 싶지는 않지만 최대한 내 능력껏 많은 아이들을 기르고 싶은 꿈은 있다.
낳은 정, 기른 정, 남의 아이를 어쩌구, 저쩌구 한 말일랑 상상단계라 논할 처지도 아니니 덮어두도록 하자.
나는 사람이 부대끼는 세상이 발전할 수 있고 더 사람다워지는 세상에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책임, 능력, 자신의 과소평가 등을 이유로 아이를 낳지 않고 간혹 개나 고양이를 끌어안는 사람들을 보면 개나 고양이에게 발전된 사회가 되고 개나 고양이를 사람다워지는 세상에 다가가는 데 일조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개나 고양이의 동물대접에 항의하는 게 아니라 개나 고양이의 인간화에 딴지를 걸고 있는 것이다.
종족의 수가 많아지면 르밍처럼 떼로 자살을 하든지 인간처럼 전쟁을 벌여 조율을 하기 마련이다.
(예가 좀 극단적이고 들어서는 안될 예지만 문제가 생기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이 노력할 것이라는 말을 전하려 한다는 게...)
결국 **은 자신의 유전자를 남기고 싶어하지 않는다. 자신이 아이를 낳아도 되는 인간일까 묻지만 안될 것 같다고 말한다.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기르겠다는 사람, 결혼을 하든 안하든 자식을 낳지 않겠다는 사람 등 다양한 삶의 형식을 택하는 것은 그 사람의 몫이고 권리라는 것을 안다.
외로우면 외로울수록 사람과 부대껴야 하지 않을까?
나는 우리 부모님에게서 많은 형제를 주신 것을 감사한다.
이렇게 모나고 부족함 많은 내가 세상과의 불화에 못이겨 마지막에 울며 뛰쳐들어갈 곳은 가족의 품안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았다면 누가 이 신경질적인 아이를 무조건적으로 사랑만을 주실까 의아스럽다.

세상은 거꾸로 되지 않았는가?
정말로 집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홈리스들은 그야말로 집도 절도 없이 야생동물보다 더 방치되며 사는데 개껌, 개호텔이 비싼 값에도 높은 판매고와 이용율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그들이 인간과 같이 살면서 우울증, 거식증, 비만증을 앓으며 현대를 살고 있는 인간이 겪는 병을 앓게 되는 게 과연 동물에게도 ‘인간다운’ 삶이라고 강요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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