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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닉의 산문

북한산 취재기

by eunic 2005. 3. 1.
북한산 산악구조대 취재를 명받은 나는 이름으로만 들어본 명산을 "이제서야 가는구나" 하고 룰루랄라 아침 일찍 찾아갔다.
혼자서도 당당히, 나는긴 코트에 등산화도 아닌 운동화차림으로 산을 올랐다.
비탈진 바위들, 그 사이마다 들어앉은 눈들, 얼음조각들 때문에 넘어지는 상상을 하며 회사의 공공물품인 디카냐, 나의 몸을 사수해야 하는냐를 고민하며 1시간을 오르니 산악구조대 새 건물이 보였다.
처음 나는 너무도 멍청하게 산악구조대가 산 입구 즈음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옷차림이며 1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출발을 한 것이 ....
웬걸 지나가는 사람마다 한마디씩 거든다.
호통치는 사람, 안쓰럽다는 사람.... 모두가도시에서는 보지 못한 과잉의 (?) 친절 을베풀어주시기에 암말도 못하고 '네네' 거리기만 했다.
그날의 산행으로 오래간만에 나는 지방으로 인해 고통받는 복부에게는 약간의 운동을, 매일같이 열심인 다리에게는 무리를, 허리에게는 뻐근함을, 그리고 폐에게는 신선한 공기와 가쁜 호흡을 선물했다.
올라가면서는 너무 힘들어, 내려가면서는 넘어질까 무서워 명을 내린 부장님에 대한 원망도 약간씩 치밀어 오르기도 했다. (ㅋ ㅋ )
그리고 준공식 후 차려진 떡이 입속으로 들어간 순간 산의 차가운 공기에 얼어 딱딱한 고무를 씹는 맛이었을 때는 "맛있는 점심 한끼 먹고 오라"던 부장님의 얼굴이 1초 간격으로 생각나고 있었다.
너무 험준한 산길을 카메라를 감싸쥔 채 돼지같은 가뿐 숨을 몰아쉬며 내려오는데 순간
나를 오래도록 괴롭히던 두통이 중단됐다는 것을 알았다.
(눈의 즐거움이었는지, 오래간만의 행차에 노곤해진 육체들의 아우성이 컸음이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 기쁨에 나는 가던 길 멈추고 자꾸만 산세를 훑어보았다.그리곤 아무런 미움없이 '아름답구나'하는 마음만 가지고 내려왔다.
그리곤 도시에 이르니 내 몸은 잠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