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조카가 두 명이 있다.
지수랑 산이.
가끔 말을 할 줄 아는 지수에게 전화를 걸어 "지수보다 산이가 이쁘다"는 말을 하면
지수는 화가 나서 곧볼멘소리를 하는데그때 하는 말이 "이모는 젖소야"다.
나는 깜짝놀라 내가 왜 젖소일까?
생각하고 생각하지만 이유를 모르겠다.
나는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만큼 젖소의 이미지인 '글래머'도 아니고
어느 구석 닮은 곳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묻는다.
"이모 놀리는 거야? 젖소가?"
지수는 말한다.
"젖소는 라디오도 없구,추운데 서있구, 또똥 싼데에 있으니까"
그렇게 보자면 불쌍하고 애처로운동물들이많을텐데왜 하필이면 젖소를 택했는지 웃음이 난다.
젖소가 주는 이미지가 많이 타락한 25살의 이모와 5살의 지수에게 이토록 다르다니.....
아 5일만 있으면 26살, 지수는 6살.
언제 나는 사물을 지수와 똑같이 생각하게 될까?
우리 지수가 태어난지 20일밖에 안된 동생 산이를
보고 말했어요.
'산이야~ 이빨이 없네. 누나가 하얀 이빨 사줄게"
그래서 이모도 사달라고 하니까
"이모는 까만 이빨 사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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