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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오자의 섬으로 가는 조건 낙오자의 섬으로 가기 위한 조건은 이렇다. 조명을 싫어하는 사람, 일렉트릭 사운드가 싫은 사람, 계급사회에도전하기를 싫어하는 혹은 실패한 사람, 은둔을 원하는 사람, 가족이나 친구들에게서 멀어지고 싶은 사람, 불임 시술을 받은 사람, 커피를 마시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는 사람 혹은 커피만으로 살아갈 수 있는 사람. 필터없는 담배를 피우는 사람, 인쇄 매체를 읽지 않는 사람, 저축이 하나도 없는 사람, 본능적인 파괴 본능이 언제나 자기 자신만을 향하는 사람, 마지막으로 낙오자라고 불리는 것이 두렵지 않은 사람이다. 낙오자의 섬은 소설가 배수아 씨가 그의 단편소설집(그 사람의 첫사랑)에 있는 에서설정한 가상의 섬이지만 실제 없다고 장담할 수 없을 것 같다. 세상은 하도 꿍꿍이가 많으니까. 그때 이 소설을 읽.. 2005. 2. 24.
은둔하는 북의 사람 [명작 명문장] 배수아 소설'은둔하는 北의 사람' 우리들 인생은 어느 순간 한꺼번에 붕괴된다. 한국인의 생을 가장 낭만적으로 그려낸 소설의 한 문장을 꼽으라면 나는 다음 문장을 선택하는데 주저하지 않겠다. ‘그렇게 우리들 인생은 어느 순간 한꺼번에 붕괴된다.’ 어느 쪽이든 극단은 낭만적이다. 우리는 그 극단을 비켜가려 하지만, 인생 자체가 극단을 닮아 있음에 어찌하겠는가. 이러한 생의 진면목을 눈치 챈 신진 소설가가 있다. 지금은 독일에 가 있는 배수아라는 여자다. 그녀는 분단 조국 이쪽 저쪽 순응주의자들로부터 유괴당한 한 지식인의 비극적 삶을단칼에 내리쳐 피가 뚝뚝 듣는 그 단면을 보여준다. 평양에 처자를 둔 북의 사람 그는, 김무사라는 가명으로 서울에서 살고 있다. 조국을 위한 이타심때문이었다. 뛰어.. 2005. 2. 24.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물리시간에 학생은 어느 누구나 실험을 통해 어떤 학문적 가설이 맞는지를 검토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은 오직 한평생을 살 뿐이다. 그에게는 가정의 정당함을 실험을 통해 증명할 가능성이 없다. 그 때문에 자기 감정에 따랐던 것이 옳았는가 아니면 잘못되었는가를 그는 결코 알지 못할 것이다. 사람이 추적하는 목적은 언제나 베일에 가려 있기 때문이다. 결혼생활에 대해 꿈꾸는 젊은 처녀는 그녀가 전혀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꿈꾼다. 명예를 쫓는 젊은이는 명예가 무엇인지 모른다. 우리들 행위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언제나 전혀 미지의 것이다. 사비나 또한 어떤 목적이 배반에 대한 그녀의 욕구 뒤에 숨어 있는가를 알지 못한다. 존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 그것이 목적인가? 체코인들의 역사가 반복될 수 있다면 번번이.. 2005. 2. 24.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일회성과 영원>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밀란 쿤데라 , 이재룡 옮김 , 민음사우리 인생의 매순간이 무한한 횟수로 반복되어야만 한다면,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박혔듯 영원성에 못박힌 꼴이다. 이런 발상은 끔찍하다. 영원한 회귀의 세상에서는 몸짓 하나 하나가 견딜 수 없는 책임의 짐을 떠맡는다. 바로 그 때문에 니체는 영원 회귀의 사상은 가장 무거운 짐이라고 말했던 것이다. 영원한 회귀가 가장 무거운 짐이라면, 이것을 배경으로 거느린 우리의 삶은 찬란한 가벼움 속에서 그 자태를 드러낸다. 그러나 묵직함은 진정 끔찍한 것이고, 가벼움은 아름다운 것일까? 가장 무거운 짐이 우리를 짓누르고 허리를 휘게 만들어 땅바닥에 깔아 눕힌다. 그런데 유사 이래 모든 연예시에서 여자는 남자 육체의 하중을 받기를 갈망했다... 2005. 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