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791 캐딜락을 타고 떠난 사람/ 씨네21 캐딜락을 타고 떠난 사람2003.03.05한 사람이 세상을 떴다. 나와 동시대를 살았다. 그를 보내는 행사가 2월 마지막 날 서울대병원 앞 공원에서 열렸다. 그가 몸을 누인 목관은 장례식이 시작되기 전 식장을 빙 돌아 캐딜락에 운구되었다. (주)새서울 캐딜락이라는 광고가 씌여진 서울 40 바 10**, 길고 새카만 외제차에 실려 벽제 화장장에 가서 그는 육신을 털어버린다. 유언대로 태어나 자란 충남 보령군 대천읍 대천리 387 관촌마을 땅에 뿌려진다.그 사람, 소설가 이문구. 향년 62살. 농사꾼, 사법대서사, 배주인이자 남로당 보령총책이었던 아버지는 6·25 발발과 함께 예비검속되었다가 며칠 뒤 후퇴하던 읍면의 치안기관에 의해 처형된다. 둘째 형은 육사 2기로 들어갔지만 위장병을 얻어 자퇴해 돌아와 집.. 2007. 1. 2. 자장면과 삼판주/씨네21 자장면과 삼판주2003.03.20아름다운 글 한편을 읽었다. 건축가 김원 선생이 돌아가신 대학 시절의 은사를 그리워하며 쓴 글이다. 그 교수는 정년퇴직하고 집에서 책 읽는 것으로 소일하셨다고 한다. 건축과 교수라면 은퇴하여 당연히 서울시나 건설부의 자문위원 전문위원 심의위원이라는 자리에 앉아 대형건설프로젝트의 수주에 직간접적으로 막강한 영향을 끼치는 것이 보통인데 일체 그런 자리를 마다한 분이라고 한다. “은퇴는 은퇴여야지…” 하셨다는 것이다. ‘자장면과 삼판주’라는 글의 일부를 옮겨본다.… 아마 꽤 심심하셨을 것이다. 그래선지 가끔 나에게 전화를 거셔서 ‘김군 나 점심 좀 사주려나. 자장면도 좋고…’ 하셨다. 나는 이분이 ‘짜장면’이라 하지 않고 자장면이라고 천천히 발음하시는 게 듣기 좋았다. 내가 차.. 2007. 1. 2. 고맙다, 생로병사여/한겨레21 고맙다, 생로병사여 오로지 생명 연장에만 인생을 거는 광경은 지옥도 위대한 과학자 황우석 교수님, 위대한 철학자가 되어주세요 ▣ 김선주/ 전 논설주간·칼럼니스트 어느 날 창가에서 머리를 빗고 있는데 왼쪽 속눈썹 한가운데서 반짝 빛나는 것이 있었다. 무엇이 묻었나 비벼보았으나 그대로였다. 하얀 속눈썹 한올이었다. 앗싸 이제 속눈썹 너마저도 하며 낄낄거렸다. 이걸 당장 하면서 뽑으려다가 멈추었다. 하나둘 나오는 속눈썹을 뽑기 시작하면 속눈썹이 하나도 없는 괴물이 될 거 아닌가. 그래도 대머리보다는 백발이 낫지 하는 심정으로 아껴두기로 했다. 만물이 소생하고 신록이 싱그러운 이 봄에 음… 나는 속눈썹이 희어지는 시절을 맞는구나 싶으니까 좀 서늘해졌다. 하얀 속눈썹 한올의 단상 며칠 전에는 텔레비전 연속극 에서.. 2007. 1. 2. 백년해로도 예술의 경지/ 한겨레21 백년해로도 예술의 경지 걸핏하면 후배들에게 이혼을 권장하던 나, 요즘은 “무조건 참아라” 한평생 한 사람과 살아가며 새로운 면모를 보는 것도 장난이 아니라네 ▣ 김선주/ 전 논설주간 칼럼니스트 거의 조강지처 모드인 소설 쓰는 조선희가 말했다. 애인도 없고 스리섬은커녕 원 나잇 스탠드도 못 해보고 한 남자와 십몇년씩 사는 사람 주눅 들게 하는 세상이 된 게 아니냐는 것이다. 한 남자와 30년을 지루하게 살고 있고 앞으로도 이혼할 조짐을 별로 보이지 않는 나에게 그는 그것도 괜찮은 인생 아니냐고 확인하고 다짐하고 싶어했다. 뒤를 봐도 앞을 봐도 이혼했거나 이혼을 결심한 사람 투성이고 선후배들이 연애담과 섹스 편력을 공공연하게 떠드는 것을 흥미진진하게 듣다가 이것이 대세인가 싶으면 어쩐지 시대에 뒤떨어진 삶을.. 2007. 1. 2. 이전 1 ··· 37 38 39 40 41 42 43 ··· 19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