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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은 책

이바나

by eunic 2005. 2. 24.
이바나

6
그것은 아직 그에게 속한 의자가 아닌 것이다. 이름이 없는 것에는 마음을 둘 수 없다는 , 그런 식의 단호한 태도 말이다. 이름이 있음으로 인해서 마침내 고통이 시작된다. 그 가장 최초에는 이름이 자리하고 있다. 교통은 이름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러므로 그 교통의 어떤 성질도 이름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우리가 이바나 하고 발음했을 때 나타나는 우리 목의 떨림, 우리의 목소리, 입속에 가득 번지는 구름, 그것이 주는 모든 기억과 기대감, 일순간 뱃속에 따뜻한 4월의 공기가 차오르는 느낌, 그 이름과 같이했던 모든 과거와 미래의 시간들, 그것이 연상시키는, 마치 늦가을의 숲과 같은 온갖 종류의 색들, 11월의 기차여행과 숲에서 만난 아름다운 색의 버섯, 모르는 것에 대한 열정, 이미 죽은 사람의 낡은 초상화, 초록빛 모슬린 옷을 입고 있는 1867녕에 만들어진 박물관의 인형, 그리고 시간의 마루바닥 밑에서 부는 바람, 집시라는 이름의 검은 개. 그러한 모든 색과 기억을 포함한 이바나는 그런 이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