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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닉의 산문64

한겨레 구독을 끊은 날 조국 동지라는 말에 외부필자 칼럼이긴 하지만 그간의 한겨레가 보여온 태도가 넘 실망스러워서 한겨레에 중단의사를 사이트에 던져놓고 경향으로 바로 구독신청을 하였다. 나의 오랜 친구였는데, 끊을 결심을 단박에 하게 해준 그 칼럼이 ...밉다. 좋은 기자들도 좋은 칼럼니스트도 많았는데, 경향에서 또 다른 글쟁이들을 만난다고 생각해보면서 이제 경향을 애정해야겠다. 좋아하는 건 의지로 하는 게 아니라지만, 경향도 좋아했으니까 구독을 잘 할 수 있겠지. 신문없이는 못 사는 내가 뭐든 구독할 건 필요하니까. 내 20, 30대를 같이 보낸 한겨레 잘가라. 한겨레의 변질이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2019. 9. 3.
눈물의 기원 MBC 베스트극장 『눈물의 기원』2006년 4월 15일 방송 ∥ 극본․연출 김경희 '게 같은‘ 사람의 사랑은 여기까지이다. 겉으론 센 척하고 속은 무른 ’게 같은‘ 유부남과 처녀는 현실이라는 딱딱한 껍질 앞에서 사랑을 멈추었다. 영화잡지 편집장인 마흔의 석은 신입 사진기자로 들어온 은성이 참 예쁘다. 은성을 면접한 날 그녀가 간장게장을 먹으며 자신을 ‘게 같다’고 말한 씩씩함과 엉뚱함에 반했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그녀가 예쁜 사람인 걸 은성이 취재한 젊은 영화감독도 알아버렸다. 괜한 질투심에 사로잡혀 석은 젊은 영화감독 얼굴이 실린 잡지 필름교정본에 점 하나를 찍지만 곧 후회하고 손으로 닦아내다 더 번지게 만들어버린다. 다행히 이 질투심을 알아차린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때까지 석은 좋아하는 마음이 이 .. 2006. 10. 25.
여자, 정혜 종로영화제 개막작인 "여자, 정혜"를 봤다. 죽음을 앞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 많은 사람들은 혼란에 휩싸인다. 어머니가 현재 받고있는 병마의 고통보다도 자신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 하는 두려움에 말이다. 어린시절 아버지로부터 받은 성폭행의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여자가 있다. (이 상처로 인해 남들과 친해지지도 않는 그녀에게 있어 유일한 말벗은 어머니다.) 유일한 안식처인 어머니를 잃은 상실감에 그녀,매일밤 홈쇼핑 방송을 틀어놓은채 잠이 든다. 아침마다 깨워주는 시끄러운 자명종도 어머니의 존재를 대신할 수 없다. 엄마와 단둘이 살다가 집에 혼자남겨진 그녀, 누군가의 존재가 너무 그립다. 그러다 우연히 아파트 풀숲에서 발견한 고양이를 집으로 데려온다. 이 여자, 집에 있는 고양이 때문에 일찍 들어가.. 2005. 3. 21.
'내 어머니의 모든 것' "내 어머니의 모든 것"에서 위대한 어머니, 마누엘라가 한 말이 남성이 생각하는 어머니의 모습, 이상향으로 그리고 있는 여성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여자는 혼자라는 게 두려워서 뭐든 받아들이지" 2년정도외국에 나가있던남편은 여장남자가 아닌 성전환 수술을 해서 여자가 돼 돌아오고, 남편의 아기를 임신한 수녀가 에이즈에 걸리자 그녀를 극진히 간호하고, 좋아하는 연극배우의 사인을 받으려다 배우가 후진한 차에 받혀 죽은 아들까지. 마누엘라는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슬퍼하지도, 분노하지도 않은 채. 모두 상황을 이해와 사랑으로 껴안으며 마누엘라는 미래의 희망과 행복의 싹을 키운다. 잘못된 것이 있으면 따져야 하는 나는, 한편으로 부럽다.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이내 정화해버리면서 마음의 평안을 .. 2005. 3.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