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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닉의 산문64

영화 [피와 뼈]를 보다. 한사람의 악행을 기록한 보고서이자, 자극적인 빨간 비디오의 내용들로 가득찬 이 한심한 영화는 많은 영화제에서 상을 탔다.이 영화는 시종일관 한 남자의 악행을 추적해 보여준다.그의 내면에 전혀 들어가지 못한 채..그에게 단독 인터뷰나 그의 행적을 설명하고 납득시킬만한 어떠한 장치도 없이 말이다.그래서 그를 이해할 수도 없다.그를 납득시켜려 해봤자 아무도 그를 이해할 수 없을 것 같긴 하지만..이 영화가 정말 저급한 비디오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그는 생고기를 삭혀서 구더기가 들끓으면 벌레를 후후 불어 고기를 잘근잘근 먹는다.길가는 맘에 드는 여자를 겁탈해 애를 갖게 하고, 애를 가진 여자는 남편의 폭행으로 죽는다.자신의 아내는 자식들이 있는 앞에서도 때리고, 강간한다.딸을 때려,그딸은 고통에서 벗어나려.. 2005. 3. 7.
양비론과 면죄부 난 양비론을 싫어한다.시비가 일면 사람들은 화해를 시킬 요량으로 양비론을 꼭 들먹인다."너도 이 부분을 잘못했고, 재는 이 부분을 잘못했으니까둘다 서로 잘못한거니까화해해. 좋게 좋게 해결해야지."라고 한다.양비론을 내가 왜 이렇게 싫어하는가 생각해 봤더니.양비론은 진정한 반성의 감정을 제거시킬 수 있다.제 들보의 흠은 못 보는 것처럼...나의 잘못에 대한 죄는 상대방의 실수로 상쇄된다고 생각한다.즉, 면죄부를 얻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둘 다 잘못했다는 것은 진정한 반성을 방해한다.그가 용서를 구할때까지라는 생각, 그가 용서를 구한다면 나도 해주겠다는 셈의 논리가 들어서게 된다.양비론은 조목조목 지적해 둘의 성찰을 이끄는게 아니다.개인들 모두가 양비론에 대해서 이렇게 받아들이진 않을 것이지만..그러나 나.. 2005. 3. 7.
영안실만 있고 임종실은 없다 영안실만 있고 임종실은 없다 [중앙일보] 국내에선 줄잡아 한해 평균 3만명의 암환자가 병원에서 숨진다. 전체 암 사망자의 43.5% 선이다. 여기다 일반 환자까지 포함하면 병원에서 숨지는 사람의 숫자는 크게 늘어난다. 그러나 이들이 인간으로서 품위를 지키며 평안하게 영면할 수 있는 공간(임종실)이 턱없이 부족하다. 현재 임종실(dying room)이 있는 곳은 강남성모병원뿐이다. 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국립암센터 등 내로라 하는 병원도 임종이 예상되면 중환자실이나 1인실로 옮길 것을 권유하는 게 고작이다. 서울대병원 허대석(내과)교수는 "우리 병원(1500병상)의 경우 매일 두세명이 숨지는데 대부분 2~6인실에서 함께 입원한 환자와 보호자들이 지켜본다"며 "이때 주변 사람들이 받는 스트레스와.. 2005. 3. 7.
영화 ''가프''의 앨런제임스파 영화 를 보게 된 계기는 TV채널을 돌리다가 박찬욱이 나와서 영화를 소개해 줬기 때문이다. 결혼은 하고 싶지 않지만 아이는 갖고 싶은 어느 간호사인 여성의 아들 이름이다. 간호사가 가프를 얻게 된 내막은 이렇다. 전쟁중에 부상당한 한 병사가 하루종일 발기만 하면서 죽어갈 날을 기다리고 있다. 종군 간호사인 그녀는 남편이 필요없는, 아이만 필요한 자기의 욕망을 그 병사에게서 이뤄낸다. 죽을 날이 얼마남지 않았던 병사를 통해 임신에 성공한 것이다. 그런 진보적인(?) 가프의 엄마는 '성의 용의자'라는 책을 써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여성운동의 중심으로 떠오른다. 엄마의 후광 때문에 소설가로서 빛을 보지 못하는 가프는 엄마의 아들인게원망스럽게 느끼기도 하지만 엄마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가정의 고비도 이겨.. 2005. 3.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