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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관

저자와 함께/'칼을쳐서 보습을' 김두식 교수

by eunic 2005. 12. 26.
저자와 함께/'칼을쳐서 보습을' 김두식 교수
[한겨레]2002-03-30 01판 17면 1002자 문화 기획,연재
"양심적 병역 거부는 기독교 평화주의의 오랜 전통입니다. 여호와의 증인 등의 병역 거부자들을 위한 대체복무 입법안이 보수적 기독교단에 의해서 무산되는 것을 지켜보며, 안타까웠습니다." 김두식(35.한동대. 법학.변호사) 교수가 (칼을 쳐서 보습을)을 쓰게 된 이유다.김씨는 독실한 장로교 집안에서 자라났고 아주 보수적인 기독교 신자를 자부한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기독교계 대학의 교수다. 그런 그가, 주류 기독교가 '이단'으로 치부하는 '여호와의 증인'을 결과적으로 '옹호'하게 된 것은 군법무관 시절의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 국선변호인으로 일하면서 여호와의 증인 사병들을 접하게 됐다. 총을 잡기를 거부한 그들이 숱하게 감옥으로 직행하는 것을 지켜봤다.

"그들에게 군복무 대신 5년쯤 원양어선을 탄다든지, 탄광에서 일한다든지 할 수 있겠냐고 물으면 대부분 '그렇다'고 대답하더군요. 이미 중세 이후 종교개혁 시기부터 메노나이트 종파가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받았고, 미국에선 퀘이커 교도 등 전통적 병역거부자들이 독립전쟁을 거쳐 2차대전중에도 대체복무를 허용받았습니다."
김씨는 특수교육학을 전공하는 아내(박지연.현 이화여대 교수)의 미국 유학을 돕기 위해, 검사직(서울지검 서부지청)을 그만두고 2년 동안 딸아이를 돌보며 집안일만 하며 지내기도 했다.

"잘 될 사람을 밀어야겠다는 생각이었죠.(웃음) 집안일 정말 힘들더군요. 처음부터 끝까지 총괄해 보지 않고는, 한나절 애보기 따위로는 집안일이 얼마나 힘든지 모를 겁니다. 당시 미국에서 함께했던 유학생 부인 아줌마들과는 지금도 친하게 지냅니다."
고교시절 학교폭력의 충격에서부터 시작되는 이 책은 경어체를 쓴 문장이 흡인력을 더한다. "그리스의 경우 옥살이를 하고 있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가 20~30명밖에 안 되는데 앰네스티에서 인권문제를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자그마치 1500명이랍니다." -뉴스앤조이/8000원.

글 허미경 기자 carmen@hani.co.kr
사진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