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감기에 심하게 걸린 상태로 병원 대신 절을 찾았다.
그 이름도 아름답고 전설이 서려있는 듯한 '전등사'를
서울 사람이 되고나서 간 관광지가
북한산 외에는 처음이다.
북한산도 혼자 갔지만 전등사도 혼자 물어물어 찾아갔다.
신촌 시외버스터미널 찾는 것부터가 나에게는첫번째 난관이었다.
한 세사람한테 물어서야 터미널을 찾은 나는
1시간 20분이 걸리는 버스를 타고 있을 동안
멀미를 안하기 위해 열심히 잤다.
내려서 또 열심히걸으니 전등사 도착....
아주 작고아담한 절이었다.
불상의 크기나 절간의 크기를 자랑하지 않는 점에서 참 좋았다.
열심히걸어도 앉아있어도 1시간이 흐르니 좀이 쑤실만큼 작은 절이었다.
실은 이 전등사 대웅전의 나부상을 보러왔다.
아픈 몸을 이끌고 온 이유는 그 나부상이 갑자기 생각나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추녀를 받치고있는 분홍빛의 나부상을 찾기 위해
난 대웅전 약사여래전의 부처보다 추녀 밑만 열심히 보러 다녔다.
아 드디어대웅전에서 그 티비에서 보았던 나부상을 볼 수있었다.
그 나부상은 예전에 조재현이랑 김현주가 나온 300회 특집 베스트극장 '전등사'에서봤었다.
전등사의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홍목은 오늘날로 치면 목수에 해당하는 도편수이다.
홍목은 정참판댁 효임아가씨를 좋아한다.
효임은 이제 곧 가문끼리 약조한 윤증도령과의 혼인을 앞두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정참판은 역모를 뒤집어쓰게 되고, 효임은 파혼을 당한 뒤 관비로 잡혀간다.
관비로 잡힌 효임을 몰래 도망치게 도와준 홍목은 나와 살면 관비로 살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효임은 결혼을했든 안했든 나는 윤증도령네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러던 어느날 윤증도령도 역모를 뒤집어 써 효임을 몰래 찾아오게 되고
효임은 윤증을 안전하게 중국으로 도망치게 해주겠다고 말한다.
한밤중 효임은 홍목을 찾아와 "당신이 나의 남편이 되는 길은 윤증도령이 되는 길 뿐"이라고 말한다.
홍목은 당신을 얻을 수만 있다면 윤증도령이 되겠다고 말한다.
그 다음날 관아에서는 홍목을 윤증으로 알고 잡아가게 된다.
효임의 뜻을 안 홍목은 자신이 윤증이라고 주장한다.
주변 사람들 때문에 목숨을 어렵사리구한 홍목은 이제 나의 아내로 살라고 효임에게 말한다.
효임은 벌써 독약을 먹고 피를 토하며, 나는 죽어도 윤증가문의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후 홍목은 전등사 대웅전을 짓게 되고 대웅전 추녀 밑에 여인상을 조각해 넣는다.
사랑을 배신당한 홍목은 효임을 저주하며, 널 이안에 가두리라, 천년 만년 가두리라 하면서 추녀밑 여인상을 깍는다.
그 여인상이 전등사에 가면 볼 수 있는 대웅전의 나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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