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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

기형도의 '빈집'

by eunic 2005. 3. 2.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있거라 더이상 내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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