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그룹을 중심으로 본 정·관·언·재계 혼맥도의 일부. 문화방송 제공
피디수첩, 참여사회연구소 조사결과 13일 방영
삼성 회장차녀-동아 회장차남 등…최고혼맥 LG
한국 사회의 정계, 재계, 관계, 언론계 등 기득권층이 혼맥을 통한 강고한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혼맥도가 공개됐다.
13일 방영된 문화방송 <피디수첩> ‘문제는 지도층이다’편에서 제작진은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에 의뢰해 각종 인물 데이터베이스와 문서자료, 신문에 난 인물동정란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내놓았다. 이를 보면, 한국사회 상류층 혼맥의 핵심은 엘지그룹이었다. 엘지그룹은 1957년 삼성그룹과 혼사를 맺으며 재벌간 사돈맺기의 테이프를 끊었고, 이어 현대, 대림, 두산, 한일, 한진, 금호그룹과 직접 사돈관계를 맺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엘지그룹이 실세 정치인들과도 사돈이 돼 상류층 혼맥의 커다란 줄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사회 주요 혼맥의 두번째 줄기는 삼성그룹을 중심으로 조선·중앙·동아 3대 일간지가 연결돼 있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중앙일보 홍진기 회장의 차녀인 홍라희씨와 결혼했고 이 회장의 차녀는 동아일보 김병관 회장의 차남과 결혼을 했다. 삼성-중앙의 혼맥은 “노신영 전 국무총리와 현대그룹을 거쳐 김동조 전 외무장관, 엘지 허정구 회장가문까지 연결되고 이 고리는 결국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의 장남에게로 연결된다”고 참여사회연구소는 밝혔다. 연구소는 이어 세번째로 조선일보를 중심으로 보는 맥이 있다며 “조선일보는 태평양, 롯데, 조양상선, 김치열 전 내무부 차관, 대전피혁, 효성그룹을 거쳐 이명박 현 서울시장의 자제에게 연결돼 있다”고 밝혔다.
참여사회연구소는 60∼70년대에는 재계와 정계 사이의 결혼이 대세였지만 세대를 거칠수록 재벌끼리의 혼사가 늘었으며 구제금융 뒤에는 재벌 3세대간의 혼인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고 분석했다. 재벌가의 연령별 혼인 상대를 보면 △20∼30대는 정·관계 16%, 재계 60% △40대는 정·관계 14%, 재계 37% △50대는 정·관계 23%, 재계 29% △60대는 정·관계 13%, 재계 26% 등이었다. 또 재벌가 일원이 지도층이 아닌 사람과 결혼한 비율은 50대는 33%, 40대는 27%, 20-30대는 13% 등으로 나타나 재벌과 보통 사람과의 사돈맺기가 줄어들고 있다.
최진용 책임피디는 “그동안 우리사회의 여러 차례의 개혁 시도가 실패한 이유가 개혁을 원하지 않는 기득권 세력들이 혼맥을 통한 거대한 망을 형성하고 저항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며 “짐작은 했지만 이런 정도까지 공고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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