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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닉의 산문

은자처럼 살아간다

by eunic 2005. 3. 1.

내가 도도하게 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내가 참 혼자서도 씩씩해 보이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나에겐 죽을듯한 목소리로 전화하면

달려올 미혼의 친구가 있기 때문일까?

사람에 대해, 진전되지 않는 인간관계에 대해서

곧잘 우울해하다가도 곧잘 잊어버리고 행복해했다.

나 혼자 지내는 시간을,

티비를 보며 느끼는 것들을 적어놓고,
신문을 보고 눈물 흘리고, 블로그에 글을 적으면서...
그렇게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했고, 좋았다.

내가 도시속에서 은자처럼 살아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시의 가공식품을 거부한채...
나는 시장 아줌마들이 비닐에 넣어주는 나물이 좋았다.
그나마 가공품이라고 먹는 것이 라면과 우유가 전부였다.

나는 어느 누구에게도 동화될 수 없는
자신만의 고집과 세계관을 꺽지 않으며
혼자만의 폐쇄회로 같은 논리전개를 해가며
은자처럼 살아간다.

누가 날 이해할까?
누군가 날 호기심으로 다가와도
곧 떠날 것이다.
도저히 공통분모가 없는 그런 사람은 짧은 만남이 적당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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