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더 시티에서 캐리의 생일날....
캐리는 예약해놓은 생일파티 장소에서 친구들을
몇시간째 기다리지만
다들 한통속이 됐는지 한명도 오지 않는다.
급기야 생일 주인공인 캐리가 주문한
생일케이크 배달료까지 지불하는 사태가 되자
캐리는 예약을 취소하고 터벅터벅 집으로 돌아온다.
후에 캐리의 단짝친구들이 뒤늦게 모여 생일을 축하해주긴 했지만....
그 식당에서의 쓸쓸함을 캐리는 잊지 못하고 있다.
친구들과 헤어져 돌아오는 길,
그의 옛 애인인 빅이 차안에서 기다리고 있다.
캐리 다가가 차의 창문을 톡톡 두드린다.
내려간 창문 틈으로 빨간 풍선만 하나둘씩 나온다.
캐리 갑자기 웃음을 짓는다.
친구들이 주는 기쁨과는 다른,,,,
난 빅이 너무 느끼하게 생겨서 싫지만
그때 빅이 무지하게 재치있고 사랑스러워 보였다.
연애를 하면서 나는 이벤트가 있는게 좋다.
중요한 것은 남자한테 받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한다는 게 중요하다.
빅처럼 말이다.
드라마를 봐도 영화를 봐도 이벤트의 몫은 남자인 것 같다.
남자들이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하는 모든 행동을
여자가 한다고 거꾸로 생각해봤다.
스트레스가 쌓인 남자친구를 위해
계란을 사와 차에 던진다?
그걸 한다면 코미디로 느껴질 것 같다.
예전에 나는 남자친구랑 싸웠을 때
무심코 그의 집에 가서 놀래켜주고 화해하고 싶었다.
"그래 가서 깜짝 놀래주는 거야"하면서
룰루랄라
좀 먼 거리를 처음 가는 초행길을 기차를 타고 버스를 타
고 해서 드디어 그의 집에 도착했다.
쓰다보니 코미디같다는 걸 나도 느끼고 있다.
이 일을 계기로 나는 이별을 경험했다.
이별의 이유야 뭐 복합적인 것이겠지만
그렇지만 나는 굴복하지 않고
프로포즈도 내가 멋지게 준비하고
결혼식을 얼마나 기상천외하게 할 것인지 장소와 프로그
램을 짜고 살면서 깜짝 놀래키는 연극도 끊임없이 해댈
것이다.
미끄러운 목욕신발 때문에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
케찹을 왕창 흘리고 쓰러져 있는 것,
가끔씩 복면을 쓰고 잠을 자고 있는 그에게
라이터 총을 들이대며 키스하는 것
상상만 해도 즐겁다.
나는
매일 매일 맛있는 음식을 뭐할까?
방을 어떻게 이쁘게 꾸미는 것을
여성이 할 수 있는 이벤트의 전부라고 생각치 않는다.
매일 이벤트를 해도 날 무섭게 여기지 않는
그런 사람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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