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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을 센다

길거리 노점 사람들이 내 눈에 밟히다

by eunic 2005. 3. 1.

아침마다 일어나는게 힘들다.
저번엔 늦게 일어나 지하철을 탔을 때, 햇살이 너무 예뻐 기차를 타고 여행을 가고 싶었다.
그러나 나를 만류하는 가족들 얼굴이 떠올라서
또 낙오자가 될 거냐고,
그리고 내 수중에 천원 한장이 있었기 때문에
꾹 참고 일을 했다.
시간이 자꾸만 느리적느리적흐른다.
저녁마다 돌아가는 길은 서글펐다.
하루종일 사무실이 춥다고 손을 비벼대던 나를
놀리듯이 길거리 노점 사람들이 내 앞에서 추위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분주히 일하고 있었다.
내가 6시반에 퇴근했다는 사실도 날 따라서 송구스러워한다.
아침마다 10분만 더 잤으면 해던 욕망도 다 얼마나 사치스러운가 생각한다
언니가 17만원짜리 구두를 사왔을 때
나는 사람의 아들의 마동팔처럼 내뱉었다.
언니같은 사람이 있으니까 엉덩이를 걷어채이지.
세상에 착하고 융통성 모르고 재주없고 오로지 부지런한 인간들 때문에
난 여전히 슬프다.
뼛속까지 착한 사람들은 길을 걸을 때마다 내 눈에 들어온다.
그래서 힘들다.
내가 도울 힘이 없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