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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

그에게서 노무현 대통령님의 모습을 본다

by eunic 2009. 6. 4.

"우리 사회는 원칙과 상식을 가지고 살아가려고 하면 아름다워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추해지도록 만드는 야만이 여전히 지배하고 있다.

이런 야만을 그냥 둔 채 저만을 예외로 해달라는 `선처'를 간청할 생각은 없으며

사법부의 결정을 존중해 당당하게 책임지겠다."

그 사람, 달랐다.

이런 사람도 있네?

뭐 진보든 보수든 정치는 다 그렇게 해야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사진 속 그의 얼굴과 눈매, 특이한 곱슬머리를 다시 천천히 쳐다봤다.

"우리 사회는 아직 옳다고 믿는 것과 현실의 관행이 불일치하는

'이중의 가치'에 지배되고 있다.

저를 이 법정에 세운 '양심고백'을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

난 이 사람을이때부터 좋아했다.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기를 참으로 지지했었다.

그가 경선 꼴찌를 하며 민주당 대선후보 사퇴를 했고

사퇴의 이유엔 고문후유증으로 인한 건강문제도 있다고 들었다.

곧 노무현 후보의 무한매력에 빠져들었지만...

노무현 대통령님만큼, 내가 같은 이유로 사랑하는 유일한 정치인이다.

검찰과 언론의 노무현 대통령 죽이기가 극에 달했을 때,

국민들도, 친노도, 민주당도 어찌할 줄 모르고 있었을 때

그가 먼저 침묵을 깼다.

노무현 대통령을 위해 그는 짱돌을 들어 이명박 정부와 검찰에 던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수사의 본질은 정치보복이다.

지금 진행되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살아있는 권력을 위한, 살아있는 권력에 의한, 살아있는 권력의 선거용 기획수사”

라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습니다.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의 도구로 전락한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검찰권을 검찰에 돌려줬습니다.

그러나 현 검찰은 돌려받은 검찰권을 다시 이명박 대통령에게 헌납하였습니다.

이에 머물지 않고 검찰은 정권에 잘 보이기 위해,

그리고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검찰 권력을 휘두르는데 조그마한 주저함도 없습니다.

검찰이 스스로 독립을 포기하고 권력에 굴종한다면

그 최후는 철저한 국민의 외면일 것입니다. 반드시 합당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

참여정부에 참여했던 책임 있는 한 사람으로서 국민여러분께 죄송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인간적인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많은 국민들도 큰 꿈이 무너지는 충격과 허탈감에 빠져있습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큰 것이 사실입니다.

‘진실’을 규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세상 그 무엇도 ‘진실’과 바꿀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앞으로의 과정에서 진실이 규명되기를 기대합니다.

끝 부분 문장들이 맘에 든다. 같은 식구면 무조건 감싸는 식이 아니어서. 그가 불법정치자금을 받았다고 고백했을 때도, 경선 사퇴를 했을 때도 그는 자기 자신을 객관화시켜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싶었다. 이번에도 역시나 잊지 않고 해주셨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안타까움과 진실이 규명되기를 기대한다는 말. 정치보복수사 때려치우고 제대로 공정하게 수사하라는 말로 해석되는... 그렇게 언제나 균형감각을 잃지 않는 ‘그’라면 포스트 노무현 시대를 살아가는 데 좋은 다리가 될 수 있겠다 싶다. 노무현 대통령이 재임시절 선거자금 수사를 하고, 야당의 대북송금행위 수사를 받아들였듯이. 그는 노무현 대통령처럼 닮았다. 남과 자신에게 항상 같은 잣대를 들이대는 보기 드문 정치인이다. 그래서 그런지 자꾸 그에게서 노무현 대통령님의 모습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