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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학자 정희진

[문화일보]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by eunic 2005. 3. 24.
`사랑의 탈`을 쓴 가정폭력 여성인권 차원서 맞서야

/여성학자 정희진씨 펴내


문화일보 2001-09-19

“아직도 매맞는 아내들이 많다고?

그런 남편들은 폭력성향이 높거나 심리적 장애가 있는 소수 문제남성이겠지.

그리고 때리는 남편하고 왜 살아?

뛰쳐나오지 못하는 여자가 문제 아냐?

아예 맞을 짓을 하지 말거나.

그리고 아내가 집을 나가면 깨어진 가정은 누가 지키지?”

만일 이런 언설에 동의한다면 당신은 가정폭력의 은폐성·폭력성·가부장성에 아무 의심없이 손을 번쩍 들어주는 셈이다.
최근 ‘또 하나의 문화’에서 나온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는 가정폭력을 철저히 여성의 인권, 여성주의의 시각에서 바라보며 가정폭력을 둘러싼 세간의 통념들을 융단폭격한다.


필자는 ‘여성의 전화’ ‘여성과 인권연구회’ 등에서 활동했고 이화여대 여성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정희진(35)씨. 그는 이번 연구를 위해 피해여성 45명, 가해 남성 5명 등 50명의 사례를 집중 인터뷰했다.


정씨는 기존의 가정폭력(아내폭력) 연구가 폭력의 피해자인 여성의 인권보다 그로 인한 가족해체 현상을 우려하거나, 때리는 남성의 심리적 배경을 찾고 그를 개조해 가정을 유지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왔다고 지적한다.

여성의 인권보다 가족을 절대 우위에 놓는 가족 중심주의를 벗지 못하는 한 가정폭력은 영원히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결론.


가정폭력은 학력·직업·계층·종교·연령과 무관하다는 그의 말대로 그가 심층 인터뷰한 50명의 피해자와 가해자 중에는 변호사 등 전문직, 진보적 사회운동가, 심지어 여성운동가까지 포함돼 있었다.


“가해자 남편들은 하나같이 아내를 때린 것이 아내의 잘못을 고치기 위해서라고 말합니다. 아내가 잘못을 하면 남편이 폭력을 행사해서라도 바로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불평등한 성역할·가족관계 안에 바로 가정폭력의 뿌리가 숨어 있다는 것이죠.”


1999년 법무부 조사에 따르면 전국 가정의 34.1%가 가정폭력을 경험했으며, 1997년 손정영씨의 연구는 서울·대구 가정의 52.5%가 가정폭력을 경험했다. 또 신성자씨의 2000년 연구는 대구지역 남성의 42.4%, 여성의 35.8%가 아내 강간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정폭력은 그것이 가정안에서 이루어진다는 이유로 특별취급을 받아왔습니다.

맞은 여성의 인권 못지 않게 때린 남성의 인권이 보호됩니다.

폭력범에게 처벌 아닌 상담을 해주는 것(가해 남편 개조프로그램)도

가정폭력뿐입니다.

가정을 깨고 나가는 여성, ‘맞을 짓’을 하는 여성,

이혼을 권유하는 여성운동가들이 가해 남편 못잖게 비판받습니다.

노인학대나 아동학대처럼 사회적 개입이 강조되지도 않습니다.

또 남편이나 애인이 ‘가볍게’ 때린다면 그건 사랑이라고 얘기됩니다.”


정씨는 이 모든 것의 뒤에는 가족은 비정치적이며 사적인 영역이라는 이성애·가부장적 가족주의의 환상이 숨어있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정씨는 “가해 남성에 대한 확실한 처벌과 피해여성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피해여성을 위한 사회적 인프라 마련과 왜 이제야 거기서 탈출했느냐는 식의 비난성 질문조차도 하지 않는 심리적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결혼을 앞두고 혼수 준비를 하듯 가정폭력에 대한 정보도 공유할 것을 제안했다.


양성희 기자
cooly@munhw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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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양성희 기자의 글을 알아본다.

양성희 기자가 썼겠지 하고 읽어 내려가면 바이라인에 양성희 기자라고 써 있다.

양 기자의 관심주제는 나와 많이 비슷하다.

영화, 드라마, 그리고 여성.

그것을 섞어서 언제나 글을 쓴다.

약자석적 시각을 배려, 유지하고, 특히 여성적 시각에서 무리없는 논리 전개와 객관적 멘트로 언제나 괜찮은 기사를 보여준다.

내가 좋아하는 양성희 기자..

남자일까? 여자일까?

한겨레와 문화일보에서 정희진씨를 취재한 것인데... 별로 다른 스펙트럼은 아니지만...내가 좋아하는 기자이기 때문에 스크랩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