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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학자 정희진145

[한국일보] 달빛 아래서의 만찬 책 /달빛 아래서의 만찬 한국일보 2003. 9. 27 아니타 존스턴 지음, 노진선 옮김 넥서스 발행·9,900원여성의 몸무게가 절제와 인내력 등 자기관리의 지표일 뿐 아니라 인격과 정체성의 기준이 된 지 오래다. 뚱뚱한 남성도 환영 받지 못하지만, 몸무게가 일상적으로 남성의 삶을 통제하거나 규율하지는 않는다. 거식증과 폭식증은 '여성의 병'이다. 여성에게 체중은 취업, 결혼, 대인 관계, 자아 존중 여부 등으로 이어지는 그야말로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다. 때문에 다이어트의 성공은 여성의 인생에서 가장 큰 성취의 하나로 간주된다. 왜 여성의 굶주림은 사회적 보상의 대상이 되는 것일까. 어째서 여성의 몸은 음식과 몸무게가 전투를 벌이는 격전지가 된 것일까. 왜 여성은 마치 성욕을 느낄 때처럼, 초콜릿 케이크.. 2005. 3. 24.
[한국일보] 남자의 탄생 책/남자의 탄생 한국일보 2003. 5. 3 전인권 지음 푸른숲 발행·1만3,000원 이광모의 영화 '아름다운 시절'은 미 군정기 누이와 어머니가 몸을 판 덕에 자신의 생계와 정체성을 지탱하는 한국 남성의 분열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이 영화를 할아버지, 아버지께 바친다'는 마지막 자막은 실망을 넘어 당황을 느낄 정도다. 이 영화는 한국 남성이 자신의 상처를 역사화하는 방식을 전형적으로 보여준다. 폭력성과 나약함, 자기 중심성에 근거한 자기 연민과 피해의식은 한국적 남성성의 가장 큰 특징이다. 제국에 모욕당한 아버지를 위로하겠다는 감독의 남성 중심적 사유 안에서 여성은 가족·국가를 위해 희생하는 존재일 뿐 주체가 될 수 없다.가부장제 사회에서 절대 주체인 남성은 자신을 설명할 필요가 없다. 이는 서구·.. 2005. 3. 24.
[한겨레]한 말씀만 하소서 [정희진의 책읽기]한 말씀만 하소서 /박완서 한겨레 2002-12-07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친구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 고민 끝에 가장 위로가 될 만한 말을 찾아 정성껏 편지를 썼다. 그러나 답장은 “난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약하지 않아.” 그는 나의 위로를 동정으로 받아들인 것 같다. 몇 년 전 미군 범죄 규탄 집회에 갔다. 사회자는 “하느님이 우리 민족을 일깨우기 위해 특별히 순결한 이를 제물로 삼으셨다”고 미 군무원 자녀에게 살해당한 피해자 가족을 위로했다. 아들을 잃은 어머니는 그 말이 기막히다는 듯, “나는 그런 얘기가 하나도 위로가 안 돼요!”라며 더욱 깊게 울었다. 위로의 말이 실제로는 더 상처가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연장선상에서, 이 책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조심스럽다. 어쩔 수 없이,.. 2005. 3. 24.
[여성신문] 아줌마 릴레이 사랑학 개론⑨ [아줌마 릴레이]사랑학 개론⑨ 여성신문 2002-05-03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사랑만큼 정치적이고 권력 지향적인 인간사도 없다. 상대에 대한 매력은 상대가 ‘가진 것’에 비례한다. 외모, 경제력, 나이, 지적 능력, 세련된 취향, 좋은 성격, 성별에 따른 기대감 등. 소위 ‘보잘 것 없고’ 무기력한 상대에게 매력을 느끼는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그것은 다른 성격의 자원일 뿐이다. 다소곳하고 힘이 없는 캐릭터가 여성일 경우 그것은 오히려 가부장제 사회가 여성에게 기대하는 것, 즉 여성이 가진 ‘권력’이다.개인적으로 나는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일생일대의 실연을 경험한 이후 사실 성별(젠더)에 의한 차별보다도 나이에 의한 차별을 더 심각한 문제로 생각하게 됐다.‘심지어’ 나는 요즘 원조교제 커플에서 나이 어린.. 2005. 3.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