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791 류시화 <새와 나무> 새와 나무 여기 바람 한 점이 없는 산 속에 서면 나무들은 움직임없이 고요한데 어떤 나뭇가지 하나만 흔들린다 그것은 새가 그 위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별일없이 살아가는 뭇사람들 속에서 오직 나만 홀로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새는 그 나뭇가지에 집을 짓고 나무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앉지만 나만 홀로 끝없이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집을 짓지 않은 까닭이다 2005. 2. 24. <타나토노트> 불멸과 죽음 베르나르 베르베르불멸은 죽음보다 천배나 더 나쁘다. 우리 육신이 늙는다는 것, 지상에서 우리가 보낼 시간이 제한되어 있다는 것, 우리의 카르마가 혁신된다는 것, 우리가 받는 새로운 삶들이 저마다 경이와 실망 기쁨과 슬픔 관대함과 째째함으로 교직되어 있다는 것. 그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 우리의 삶에 죽음은 꼭 있어야 할 요소다. 다행히 언젠가는 우리에게 죽음이 찾아올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진정으로 느긋할 수 있지 않은가?베르나르 베르베르 죽음은 이렇게 생겨났다. 죽음은 지금으로부터 꼭 7억년 전에 출연했다. 그때에 이르기까지 생명은 단세포에 한정되어 있었다. 단세포로 이루어진 생명은 영원히 죽지 않는다. 똑같은 형태로 무한히 재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도 우리는 산호초에서 영원히 죽지 않는 단.. 2005. 2. 24. 도종환 <담쟁이> 담쟁이 저것은 벽 어쩔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2005. 2. 24. 공지영 <존재는 눈물을 흘린다> 공지영 페루로 떠났다면 그건 막막하잖아요, 막막한거 말이예요.....내리는 이 비를 그가 보는지 어떤지 그 여자는 모를테니까요. 여기에 비가 내리는 날 페루의 한 도시에선 건조한 모래 바람이 불지도 모르고 여기에 눈이 내리는 어느 날 페루에선 사람들이 해수욕을 떠나고, 여기는 화창한 날인데 페루에서는 폭풍우에 시달린 새들이 떼죽음을 당하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일본도 아니고 미국도 아니고 뭐 프랑스, 독일도 아니고 신문에 나오는 세계 주요 도시의 일기예보에도 나오지 않는 페룬데.... 아시겠어요? 내가 먹는 이 우동을 그도 지금쯤 저기서 먹고 있겠지, 하는 생각도 못하고 .......... 내가 듣는 이 노래를 어디선가 그도 듣고 있겠지, 그런 생각도 못하고......... 우리가 자주 걷던 길을 걸으면.. 2005. 2. 24. 이전 1 ··· 193 194 195 196 197 19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