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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

지율스님

by eunic 2005. 3. 2.

2004.7.28


단식 서른 아홉날


눈에 흙이 들어가도 천성산에 구멍을 내게하지 않겠다"고

기억도 흐린 꿈의 끝에서 소리를 버럭 지르며 새벽잠에서 깨어났다.

눈물이 주륵 흘렀다.

내 깊은 무의식까지 찾아와 나를 위협하고 있는 그들을 향해

소리를 지르고 있는 이 깊은 어둠이 싫다.

천성산 문제에 깊이 관여했던 청와대의 간부와 통화했던 지인의 말을 빌면

그들은,

준비가 다 되었다고 한다.

죽이진 않는다고 한다.

입원실까지 정해져 있다고 한다.

준비가 다 되어 있다는 그들의 대답이 마음을 아프게한다.

죽이진 않는다는 그들의 말이 가슴을 쓰리게한다.

입원실까지 정해져있다는 그들의 말에 울컥, 눈물이 난다.

그들은 그들 식의 해결방법이 있다.

준비가 다 되어있다.

죽이진 않는다.............

못할게 없다.

내 꿈으로 까지 찾아와 나를 위협하고 간다.

슬픈 꿈이었다.

지율스님의 단식이 죽음을 위협하는 40일을 넘어갈 즈음인 올해 초
나는 지율스님 단식 일기장을 보는 것으로 아침을 시작했다.
그때마다 눈물이 흘러 회사 모니터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지율스님이 쓴단식 39째날 쓴 일기가
나는 잊혀지지 않는다.
세상일은 과연 누구의뜻대로 움직이고 돌아가는 것일까?
허무해지는 글이었다.
뇌세포까지도 작동을 멈출수 있다는 인간 한계인 40일을 넘었을 때는
정말 내가 죽을듯이 아펐다.
나도 한시간 일찍 가기 위해 좁은 땅덩이에 그나마 남겨진 산하에
터널뚫는 일은 원하지 않는다.
정말 누구를 위한 일인지.
세상일엔 꼭 합리라는 이름으로 포장한 이익과 경제성과 효율이들어서야 하는 것인지...
지금 청와대에서 30일에 가까운단식을 하고있는 지율스님
얼른밥 드실수 있는 날이 왔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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