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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55

[김소희 칼럼] 나, 미스 김! 나, 미스 김! ▣ 김소희 기자 sohee@hani.co.kr 새파란 여자애가 기자라며 찾아와 이것저것 물어보는 게 영 신기했던 우익의 대부 고 오제도 변호사는 나를 처음 만났을 때 ‘미스 김’이라고 불렀다. 호칭에 대한 강박이 퍼렇게 살아 있던 시절이라 “김 기자라 불러달라”고 정중히 요청했다. 그는 약간 당황하더니 나를 ‘미스 김 기자’라고 불렀다. 오 변호사가 세상을 떠난 뒤 나를 그렇게 불러준 사람은 없었다. 한참 뒤 나를 놀래킨 호칭은 ‘김 여사’다.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는 정계 은퇴 전 반주를 동반한 기자들과의 밥자리에서 나를 이렇게 부른 일이 있는데 그 눈길이 끈적하기보다는 되레 낭만적으로 느껴져 제풀에 화들짝 놀랐다. 아니 내가 벌써? 취재현장에서 불리던 내 호칭은 다양한 변주를 했다. .. 2005. 9. 1.
* 성희롱 피해자가 아니라 남편한테 사과? 성희롱 피해자가 아니라 남편한테 사과?퍼옴... http://blog.joins.com/dogfood/4694486[여성 배석판사 '성희롱 논란' 부장판사 사직]이라는 기사가 들어왔네요. 솔직히 이런 기사는 종종 봅니다. 그렇게 신기할 일도 아니죠. 그만큼 아직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일이란 뜻도 되구요. 그런데, 기사에 재미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다만 진위 여부를 떠나 고도의 윤리성이 요구되는 직업적 양심 때문에 B판사 남편에게 사과하고 사의를 표명한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성희롱 가해자로 지목되고 있는 A판사가, 피해자인 B판사에게 사과한 것이 아니라 'B판사의 남편'에게 사과했다는 대목입니다. 왜죠? 왜 피해자가 아니라 피해자의 남편한테 사과를 한다는 거죠? 아직도 부인은 남편의'소유물'인.. 2005. 7. 1.
* 영화 실비아 ‘실비아’ 시인에게 버림받고 시인이 된 여자 는 제작 초기부터 두 가지 점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하나는 31살의 나이에 자살한 천재 시인 실비아 플라스(1932~1963)의 짧지만 불꽃 같은 삶을 그린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실비아 역을 맡은 이가 세계 최정상급 여배우 귀네스 팰트로라는 점이다. 미국에서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 유학온 문학도 실비아는 훗날 영국 계관시인이 된 테드 휴스(대니얼 크레이그)와의 첫만남에서 운명적 사랑을 느끼고 결혼한다. 남편이 창작에 몰두하는 동안 실비아는 모교에서 문학을 가르치며 생계를 잇는다. “당신은 자전거 산책을 하면서도 시를 쓸 수 있겠지만, 나는 시를 쓰려 해도 빵만 구워져요”라는 실비아의 말에선 남편을 뒷바라지하고 싶어하는 애정과 그의 재능에 대한 질투심이 함께 .. 2005. 4. 18.
* 날로 야해지는 여가수들 날로 야해지는 여가수들 그 뒤안엔 남성의 성적 판타지가 초등학교 2학년인 딸애가 쪼르르 달려와서 내게 이런 얘길 했다. “엄마, 음악방송에서 채연이란 가수의 뮤비(뮤직비디오) 봤는데 진짜진짜 야하다. 너무 무서워서 눈 가리고 있었다.” 도대체 얼마나 야하길래 무섭다는 표현을 쓸까. 음악전문방송들은 하루종일 인기가수의 뮤비를 방영하기 때문에 채연의 뮤비 역시 몇 번씩 볼 수 있고, 시청자는 성인이 아니라 방학을 맞은 우리 딸애 같은 어린이거나 청소년일 터이다. 채연은 그전부터 나도 이미 알고 있던 가수였다.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솔직하고 꾸밈없는 태도가 마음에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녀가 어느새 섹시컨셉 노래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단다. 각종 음악사이트 연속 5주 1위, 음악방송인 m-net 가요 순.. 2005. 4.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