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관257 향연사 30, 마음의 내과, 개밥바라기 [시인의마을] 향 연 사 30 / 이윤학 어둠이 내릴 때 나는 저 커브 길을 펼 수도 구부릴 수도 있었지 저 커브 길 입구에 당신을 담을 수도 있었지 커브 길을 들어 올릴 수도 낭떠러지로 떨어뜨릴 수도 있었지 당신이 내게 오는 길이 저 커브 길밖에 없었을 때 나는 어디로도 가지 못했지 커브 길 밖에서는 언제나 푸른 자전거 벨이 울렸지 - 연시선집 (생각의나무)에서 1965년 충남 홍성에서 태어나 동국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 등이 있다. 김수영문학상 등을 받았다. [시인의마을] 마음의 내과 / 이병률 이 말이 그 말로 들릴 때 있지요 그 말도 이 말로 들리지요 그게 마음이지요 왜 아니겠어요 몸피는 하나인데 결이 여럿인 것처럼 이 사람을 귀신이라 믿어 세월을 이겨야 할 .. 2010. 12. 14. 잠, 늙은 꽃 [시인의마을] 잠 / 김행숙 눈을 감았다는 것 발가락이 꼬물거리며 허공으로 피어오른다는 것 발바닥이 무게를 잊었다는 것 감은 눈처럼 발은 다른 기억을 가지기 시작한다 어디에도 닿지 않은 채 그곳에 속하는 -시집 (민음사)에서 [시인의마을] 늙은 꽃 / 문정희 어느 땅에 늙은 꽃이 있으랴꽃의 생애는 순간이다아름다움이 무엇인가를 아는 종족의 자존심으로꽃은 어떤 색으로 피든필 때 다 써 버린다황홀한 이 규칙을 어긴 꽃은 아직 한 송이도 없다피 속에 주름과 장수의 유전자가 없는꽃이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더욱 오묘하다분별 대신향기라니 -시집 (민음사)에서 [시인의마을] 첫사랑 / 고증식 너무 멀리 와버린 일이한두 가지랴만십오 년 넘게 살던삼문동 주공아파트가 그렇다네열서너 평 임대에우리 네 식구 오글거리던,화장실.. 2010. 12. 14. 먼훗날 그리워할 추억을 만들어라, 바로 지금 정여울의 청소년 인문학 / 먼훗날 그리워할 추억을 만들어라, 바로 지금 » 정여울 문학평론가 생애 최고의 날들이 이미 지나간 과거에 있다면, 이제 그보다 더 아름다운 시간은 오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면, 우리는 과연 미래를 꿈꿀 수 있을까. 영화 는 때로는 과거를 향한 애틋한 그리움 자체가 가장 아름다운 미래가 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한 여자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인생을 통째로 저당잡힌 릭. 그는 오래전에 헤어졌던 연인 일자를 찾을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렇게 사랑하던 여인에겐 이미 남편이 있었고, 그 여자가 릭을 찾아온 이유는 레지스탕스 리더인 남편과 함께 비밀리에 미국으로 갈 수 있는 통행증을 얻기 위해서였다. 서로를 향한 사랑이 변함없음을 확인한 릭은 마음만 먹으면 일자를 보.. 2010. 12. 13. 김정운의 남자에게 한국남자들이 말귀를 못 알아듣는 이유 김정운의 남자에게 한국 남자들이 말귀를 못 알아듣는 이유BY : 김정운 명지대 교수·여러가지문제연구소 소장 | 2010.11.25 살다 보면 그런 인간 꼭 있다. 도무지 남의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 한 이야기 하고 또 해도 매번 같은 자리다. 도대체 어쩌면 이럴까 싶은 마음에 답답한 가슴이 터질 것 같다. 특히 나 같은 교수들이 그렇다. 평생 남을 가르치기만 할 뿐, 남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나에 대한 내 가족의 불만도 마찬가지다. 매번 자기 이야기만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서울에서 부산까지 양 백 마리를 끌고 가는 것보다 교수 세 명 설득해서 데리고 가는 것이 훨씬 어렵다는 이야기도 한다. 의사소통 장애는 교수의 직업병이다. 교수뿐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한국 남자들이 그렇다. 나.. 2010. 11. 29. 이전 1 2 3 4 5 6 ··· 6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