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성

* 여성에게 해방은 남성이 되는 것인가?

by eunic 2005. 3. 3.
여성에게 해방은 남성이 되는 것인가?




니체 데리다 이리가레의 여성 신경원 지음
소나무 펴냄·2만원
뤼스 이리가레(61)는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급진페미니즘 철학자다. 탁월한 여성 철학자를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리가레는 서구 전통 철학의 본류로 뛰어들어가 그들의 ‘남근이성중심주의’ 사유를 내파하는 작업을 통해 독자대복하려고 했다. 영문학자 신경원 서강대 교수가 쓴 <니체 데리다 이리가레의 여성>은 이리가레의 관점에서 니체와 데리다의 철학, 특히 그들의 여성에 관한 담론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연구서다.

니체-데리다-이리가레가 사승관계 겸 극복관계를 이룬다는 걸 명확하게 보여주는 지표는 우선 그들이 쓴 저작에서 찾아볼 수 있다. 데리다는 <에프롱>이란 저작에서 니체와의 대화를 시도했고, 뒤이어 이리가레가 <프리드리히 니체의 바다의 연인>에서 <에프롱>을 염두에 두고 니체와의 대화를 다시 시도했다. 지은이는 “데리다가 니체의 철학을 해체하고 있다면, 이리가레는 데리다의 철학을 해체함으로써 니체의 철학까지 해체하고 있는 꼴”이라고 이 대화의 성격을 규정한다.




니체의 텍스트는 겉면만 보면 여성주의적 관점을 끌어낼 수 없는 반여성적 악담으로 가득하다. 그의 여성 비하 발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이러하다. “여성이 정말 원하는 것은 지배이지 진실이 아니다. 여성에게 진실이란 무엇인가 애초부터 여성에게는 진실만큼 낯설고 역겨우며 거부감을 주는 것은 없다. 여성의 가장 큰 기술은 가장하는 것이고 그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외모와 아름다움뿐이다.” 이런 발언을 여성에 관한 본질론적 규정으로 읽으면 니체는 구제불능의 반여성주의자가 된다. 그러나 이런 주장을 여성과 남성의 성적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도입한 ‘거칠고 과격한 은유’로 이해한다면 사정은 달라진다고 이 책은 말한다. 니체는 민주주의와 평등주의에 대해서도 적대적이었는데, 그런 흐름이 개인의 차이를 지워버리고 인간을 쇠약케 한다고 보기 때문이었다. 그 관점의 연장선상에서 니체는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권리를 요구하여 그것을 얻어낼 경우, 여성적인 본능을 잃어버리고 탈여성화하게 되며, 그것은 여성적 정체성의 상실이 된다고 보았다. 니체에게 중요했던 것은 여성의 현재적 권리나 위치가 아니라 여성과 남성 사이의 거리와 차이가 야기하는 창조적 긴장이었다고 이 책은 본다.

반면에 데리다는 <에프롱>에서 페미니즘이 여성을 통합적인 단수로 보고 여성 본유의 경험을 강조하는 본질론으로 흐르는 것을 비판한다. 그는 여성의 본질이란 없다고 단언하며, 여성의 그런 특성을 서양 철학의 남근이성중심주의에 대한 타격의 무기로 삼는다. 다시 말해, 여성적 존재의 비규정성을 주제로 삼아 주체·중심·진리 따위의 ‘남근적 가치’를 파괴하는 것이다. 그의 논리에 따르면 여성의 주체성을 찾으려는 페미니즘 일각의 운동은 남성중심주의 논리에 투항하는 것이 된다.

이리가레는 데리다가 여성을 사유의 주제로 삼을 뿐 주체로서의 여성은 사유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그가 보기에 여성의 성적 정체성을 지워버리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다. 이를테면 그는 여성의 정체성을 추구하는 것을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본 줄리아 크리스테바와 생각이 전혀 다르다. 이리가레는 오히려 남녀간의 차이, 곧 성차를 강조하는 니체의 발상을 옹호한다. 왜냐하면 성차야말로 “인류의 삶과 문화에 가장 필요하고도 가장 근원적인 차이”이기 때문이다. 이리가레는 성차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일부 페미니즘 운동에 극히 비판적이다. 그것은 “여성으로서 자신의 성과 특성을 포기한 대가로 ‘인간’이 되고 결국에는 ‘남성’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리가레는 여성해방운동이 남성과의 평등만을 주장해서는 안 되고 두 성이 각각 남성시민, 여성시민으로서 그들의 정체성에 맞게 삶을 살 수 있도록 문화적·정치적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평등이란 이름으로 다름을 포기하는 것은 결국은 남성 세계로 흡수·편입되는 결과를 낳을 뿐이라는 것이다.

고명섭 기자 michael@hani.co.kr

평소 인간의 생리현상에 대해서 거리낌없이 말해온 Y양.
오늘 한소리 들었다.
여자가 말이야....
남자면 괜찮은데... 여자면 좀 그렇지.
라고 말이다.

여성의 해방이 남성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남성처럼 행동하고 있다.
남성은 거리낌없이 낄낄대며, 하는 말들을
여자들은 아주 속으로만, 친한 친구끼리만 해야 한다는 사실이...
못마땅했던 Y양
여성학에 관심이 많은 Y양.
그녀는 화장실과 관련된 낱말에 대해선 참 솔직하게 표현해왔다.
그걸 주변에선 사이코라고 느끼기도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누가 자신을 여성이라고 느끼기 보다는 인간으로 그냥 보통 사람으로서
봐주길 바라며,,,
Y양은 일부러 그런 짓을 멈추지 않는다.
근데 더 아이러니한 점은
남성보다 여성들이 그런 말에 더 질색을 한다는 것이다.
그녀들 마음속에서는 "니가 여자니,,, 말 좀 가려서 좀 해"
이런 말을 Y양에게 하고 싶었을지 모른다.
솔직한 것이 무례한 것일 수 있다.
남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리가 입밖으로 내어서는 안되는 말들이 있다는 사실들을 깨고 싶었다. 그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