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명품관257

[시평]수건 속에 갇힌 피의자 인권 [시평]수건 속에 갇힌 피의자 인권[한겨레]2004-05-12 02판 27면 1911자 오피니언·인물 컬럼,논단매일처럼 이어지는 사건·사고 보도 때마다 어김없이 텔레비전에 등장하는 화면이 있다. 수건이나 잠바를 머리에 푹 뒤집어쓴 피의자의 모습이 그것이다. 방송 카메라 앞에 선 이들의 범죄 혐의는 절도, 강도, 밀수, 미성년자와의 성매매 등 비교적 파렴치하거나 엽기적인 것일 때가 많다. 피의자들도 주로 돈 없고 ‘빽’ 없는 사람들이다. 기자들은 사건 내용을 간략히 보도한 후 피의자에게 집요하게 마이크를 들이대며 ‘뻔뻔스러운’ 변명을 유도하곤 한다. 압수된 골프채, 칼 따위가 산더미처럼 쌓인 책상 뒤에서 고개를 푹 숙인 피의자들의 모습으로 보도를 마무리하는 것도 천편일률적이다. 가끔은 목소리가 잘 들리도록.. 2005. 12. 27.
각자의 소중한 양심을 위하여 각자의 소중한 양심을 위하여 군대 가면 ‘비양심’ 되는 것 아니냐고? 남북 대치 상황에서 병역거부는 안된다고? 김두식/ 한동대 법학부 교수 · 변호사 군법무관으로 입대하여 훈련이 끝나갈 무렵, 우리들 모두 가장 끔찍한 경우의 수로 생각했던 것은 특전여단 배치였다. 원래 군법무관은 장교 훈련만 끝나면 제대할 때까지 다시 훈련받을 일이 거의 없다. 하지만 특전여단에 배치되면 누구라도 예외 없이 공수훈련을 받고 낙하산을 타야 한다고 했다. 장난이 아니라 진짜로 비행기에서 여러 번 뛰어내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서울 남부지법 앞에서 시위를 벌인 재향군인회.(사진/ 류우종 기자) 입대의 양심, 거부의 양심 모두 중요 결국 추첨을 통해 지지리도 운 없는 동료 몇명이 특전여단으로 가게 되었다. 그런데 그 상황에서 한.. 2005. 12. 27.
[시평]유언장을 쓰는 부모들 [시평]유언장을 쓰는 부모들[한겨레]2004-08-04 06판 23면 1936자 오피니언·인물 컬럼,논단얼마 전, 정신지체, 자폐 등 발달장애를 지닌 아동들의 부모 모임인 ‘기쁨터’에서 동료 변호사가 특강을 하게 되어, 나도 동행할 기회를 갖게 되었다. 장애인 가족이 알아두면 도움이 될 법률상식에 관한 그의 열띤 강의가 끝나자마자, 부모님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아이의 장애를 알고 나서, 우선 돈부터 모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데 우리 부부가 죽고 나면 아이를 위해 유산을 관리해줄 제도적 장치가 있나요?” “아이가 성인이 될 때를 위해 공동체를 준비하려면, 어떤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하나요?” “아이가 문제행동으로 누군가를 다치게 하여 경찰서에 갈 경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등등 질문은 끝이 없.. 2005. 12. 27.
[시평]연극이 끝난 후 [시평]연극이 끝난 후[한겨레]2004-09-01 02판 23면 1921자 오피니언·인물 컬럼,논단화제의 풍자극 ‘환생 경제’의 동영상을 〈오마이뉴스〉에서 보고, 나는 여러 번 놀랐다. 비록 연극이기는 했어도, “불×값” “육××놈” “개×놈” “거시기 달고 다닐 자격도 없는 놈” 같은 표현들이 거침없이 쏟아져 나오는 데 우선 놀랐고, 품격 있는 정치를 강조해 온 한나라당 의원들이 그 공연의 주역이었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놀랐다. 나를 더 놀라게 한 것은, “노골적인 표현 가운데 일부는 대본에 없었는데 준비기간이 짧아 대사를 제대로 못 외운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나온 것”이라는 어느 의원의 해명이었다. 동영상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부족한 연기력에도 불구하고 유난히 자주, 그리고 자연스럽게, 튀어나온 대사.. 2005. 12.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