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관257 [길라잡이]토론이 숨쉬게 하라 [길라잡이]토론이 숨쉬게 하라[한겨레]2003-01-06 01판 09면 1905자 오피니언·인물 컬럼,논단군법무관을 마치고 잠시 검찰청에 근무할 때의 일이다. 검사장이 며칠 뒤 우리 지청을 방문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업무보고를 받은 뒤 검사들과 점심을 함께 들 예정이라고 했다. 아울러 “사장님(검사장을 보통 이렇게 불렀다)이 질문할 것을 적어 내라”는 지시도 내려왔다. “무슨 질문요?” 나의 물음에 선배가 웃으며 대답했다. “식사할 때 썰렁하잖아? 그러니까 높은 양반이 우리한테 물어볼 만한 이야깃거리를 제공해주는 거야. 김 검사는 아직 젊으니까 좀 싱싱한 내용을 적어 내도록 해봐.”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싱싱한 질문은 떠오르지 않았고, 결국 아무 것도 적어 내지 못했다. 덕분에 총무를 맡은 동기 검사만 .. 2005. 12. 26. [길라잡이]장상씨와 김석수씨의 차이 [길라잡이]장상씨와 김석수씨의 차이[한겨레]2002-10-14 01판 09면 1921자 오피니언·인물 컬럼,논단한 2년 동안 집안일을 전담한 적이 있었다. 아내는 미국 정부에서 돈을 받아 공부와 일을 병행하는 중이었고 딸아이를 돌봐줄 마땅한 사람을 찾을 수 없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내 쪽에서 다니던 직장에 사표를 내고 미국행 비행기를 타야 했다. 총명한 며느리와 좀 덜 떨어진 아들 사이에서 주저없이 며느리를 밀기로 작정하신 부모님이 계셨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작은 대학도시에 머물며 아이 보고, 밥하고, 설거지하고, 청소하고, 빨래하는 틈틈이 다양한 책들을 빌려 볼 수 있었다. 한국에서 태어난 젊은 남자로서 흔치 않은 복을 누린 셈이다.집안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고백하건대, 아내가 출근한 뒤 혼.. 2005. 12. 26. 저자와 함께/'칼을쳐서 보습을' 김두식 교수 저자와 함께/'칼을쳐서 보습을' 김두식 교수[한겨레]2002-03-30 01판 17면 1002자 문화 기획,연재"양심적 병역 거부는 기독교 평화주의의 오랜 전통입니다. 여호와의 증인 등의 병역 거부자들을 위한 대체복무 입법안이 보수적 기독교단에 의해서 무산되는 것을 지켜보며, 안타까웠습니다." 김두식(35.한동대. 법학.변호사) 교수가 (칼을 쳐서 보습을)을 쓰게 된 이유다.김씨는 독실한 장로교 집안에서 자라났고 아주 보수적인 기독교 신자를 자부한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기독교계 대학의 교수다. 그런 그가, 주류 기독교가 '이단'으로 치부하는 '여호와의 증인'을 결과적으로 '옹호'하게 된 것은 군법무관 시절의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 국선변호인으로 일하면서 여호와의 증인 사병들을 접하게 됐다. 총을.. 2005. 12. 26. [세상읽기]여성의원 50%의 꿈 [세상읽기]여성의원 50%의 꿈[한겨레]2005-10-03 06판 19면 1710자 오피니언·인물 컬럼,논단저는 공적인 회의든 사적인 동문회든 여성이 없는 모임이라면 잘 참석하지 않습니다. 그게 술자리라면 더욱 피하는 편입니다. 지나친 일반화인지 모르지만, 남성들만의 모임은 은근한 잘난 척과 정치평론말고 화제랄 것이 거의 없습니다. 성공했다는 사람들의 모임일수록 그렇습니다. 그래서 할 말이 없어지면 폭탄주가 돌기 시작하지요. 서열까지 매겨진 남성들의 모임이라면 화제 고갈에도 가속도가 붙습니다. 주로 ‘넘버 원’만 말하고, ‘넘버 투’는 맞장구를 치며, ‘넘버 쓰리’ 밑으로는 웃기만 해야 하니, 화제가 금방 동이 날 수밖에요. 내면의 깊은 나눔 없이 밤새 술만 마시고도 친구가 되었다고 믿는 분들이 신기할 .. 2005. 12. 26.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 6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