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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학자 정희진145

[한겨레] 발바리? [야!한국사회] 발바리? » 정희진 서강대 강사·여성학 성폭력에 대한 이야기들은 불편하거나 ‘흥미진진’하다. 성폭력을 정치적으로 심각하게 문제 제기하거나 남성 권력을 비판하는 사람은 인기가 없다. “여성이 남성의 성욕을 자극해서 성폭력당해야 한다면, 살의를 불러일으킨 사람은 모두 죽어야 하나?”, “여성은 왜 웃통 벗은 단정치 못한 남성을 강간하지 않을까?” 사람들은 성폭력 가해자도 무서워하지만, 이런 질문을 하는 여성운동가도 무서워한다. 그래서 여성들은 성차별에 대해 말할 때, “제가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이라는 접두어를 강박적으로 사용한다. 성폭력을 고발하고 분노하는 여성들은, 남녀 모두에게 ‘불쾌감’을 주기 쉽다. 한국 사회의 성폭력 신고율은 발생 건수의 2~6%에 불과하며, 성폭력 가해자의 70.. 2007. 6. 15.
[한겨레] 다를 수 있는 권리 [야!한국사회] 다를 수 있는 권리 » 정희진 서강대 강사·여성학 며칠 전 늦은 밤 혼자 택시를 타게 되었다. 급히 타느라 몰랐는데, 기사가 흰색 마스크에 모자를 푹 눌러쓰고 있었다. 그는 비스듬히 뒤돌아보며 “어디로 모실까요?” 물었다. 영락없이 텔레비전에 나오는 연쇄 살인범 모습이었다.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를 뻔했지만, 곧 그의 얼굴에 화상 상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리고 택시 운전이라는 서비스직으로 살아가기가 얼마나 고달플까,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많은 여성이 밤에 택시 타는 것을 두려워하지만, 그의 처지에서는 자기를 보고 비명을 지르는 승객들이 무섭고 서러울 것이다. ‘정상적인’ 몸에 대한 집착, ‘다름’에 대한 두려움이 사람들 의식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단.. 2007. 6. 15.
[한겨레21] 친밀함, 낙원과 지옥 사이 친밀함, 낙원과 지옥 사이2007년 2월 2일 제646호 ▣ 권김현영 홍익대 강사 2005년에 강간 사건은 5년 전보다 68% 증가했고, 밤길을 두려워하는 여성은 69%이다. 통계청이 ‘무서워하는 여성’을 위한 시장이 형성돼가고 있다고 보고할 정도이다. 강간과 살인 등 강력 범죄에 대한 여성의 공포를 시장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너무 비열한 수작이지만, 이런 공포에도 불구하고 혼자 사는 여성들이 여전히 많은 것은 흥미롭다. 2004년 기준으로 혼자 사는 여성 독신 가구는 175만 가구이다. 2005년 한 경제지의 조사에 따르면 독신을 원하는 여성은 전체의 87%에 달한다고 한다. 독신을 원하지만 선택하지 않는 이유로는 38%가 외로움에 대한 공포를 들었다지만, 독신을 위한 필수적인 조건으로 90.. 2007. 6. 15.
[씨네21] 아버지 날 낳으시고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아버지 날 낳으시고 글 : 정희진 (대학 강사) | 2007.03.09 투표일까지 많은 변수가 있겠지만, 이명박, 박근혜 후보가 1, 2위를 다투는 상황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다양한 선택권 차원에서 볼 때, 불행을 넘어 ‘비참’한 생각까지 든다. 두 사람의 정치적 입장과 출신 배경이 모두 유신체제이고, 이들은 결국 누가 더 본질적으로 ‘박정희 원본’에 가까운지를 경쟁하고 있다는 점에서 동일인이다. 그런데 지난 1월 두 사람 사이에 오간 논란 중에 두 가지 측면에서 아주 이상한 내용이 있었다. 이명박씨가 박근혜씨를 두고, “나처럼 애를 낳아봐야 보육을 얘기할 수 있고, 고3을 4명 키워봐야 교육을 이야기할 자격이 있다”고 말한 것이다. 이에 박근혜 후보는 “그런 논리대로라면 군.. 2007. 6.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