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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학자 정희진145

[씨네21] 한국남성과 여성부의 ''고뇌''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한국 남성과 여성부의 ‘고뇌’ 2007.01.19 글 : 정희진 (서강대 강사) 어느 남성 학자의 미국 유학기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매우 총명한 동료 여성 과학자 집에 초대받은 그는, 그녀 파트너의 빼어난 음식 솜씨와 손님 맞는 태도에 감탄한다. “그래, 저렇게 매력있는 여자랑 살려면 남자가 요리 정도는 해야지.” 책을 읽으면서 나는 약간 (분노로) 흥분했다. 요리, 설거지, 청소는 ‘매력적인 여자랑 사는 남자가 할 일’이 아니라 남녀 불문한 인간 생존의 전제인데 남성이 대단한 봉사를 하는 것처럼 묘사해서가, 아니다. 내 주변 경험과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여성이 지적으로 뛰어나거나 경제적 능력이 있을수록 더욱 죄스러운 마음으로 남편 기죽지 않도록 가사에 충.. 2007. 3. 8.
[씨네21] 2개 ''국어''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2개 ‘국어’ 2007.02.09 글 : 정희진 (서강대 강사) 몇년 전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자 교환학생으로 서울에 온 재일동포 3세 여성과 강의를 같이 들은 적이 있다. 그때 그녀는 한국어를 잘하지 못했는데, 며칠 전 이화여대 아시아여성학센터가 주최한 ‘한일여성지식인교류프로그램’에서 다시 만났을 때는 한국어로 논문을 발표할 정도로 한국말이 유창했다. 그런 그녀가 내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다가왔다. 재외동포가 한국에 왔을 때 “우리말도 못하면서…”식으로 무시, 비난당하는 경우가 많아서 나도 그런 행동을 했던 것은 아닐까 싶어 내심 겁이 났다. 그녀에 의하면 내가 당시 한국어로 말하다가 중간에 “아리가토(고마워)”라는 일본어를 사용했는데, 그 말이 자기가 유일하게 알아들은 단.. 2007. 3. 8.
[씨네21] 안전한 KTX를 위해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안전한 KTX를 위해 2006.12.29 글 : 정희진 (서강대 강사) 1990년 모 대학에 근무하던 여성 청소원의 급여는 29만8천원으로, 같은 직장에서 일하는 남성 경비원 임금(121만원)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당시 여성들은 두 직종이 모두 20년 장기근속에 대동소이한 업무라고 생각하여, 남녀고용평등법의 동일노동 동일임금 조항 위반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사건을 맡은 ○○지방법원은 두 업무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비교가 불가능하다며 임금 격차가 합리적이라고 판결했다. 달리 말하면, 청소보다 ‘외부 위협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 경호 업무가 더 중요하고 우월하다는 것이다. 청소 노동은 경비 업무에 비해 쉼없이 일해야 하며 노동 강도가 훨씬 센데도 말이다. 전쟁영화나.. 2007. 3. 8.
[씨네21] 악마의 리더십 [유스토피아 디스토피아] 악마의 리더십 2006.12.08 글 : 정희진 (서강대 강사) 를 본 친구들은 각자 자기 상황에 적용하느라 분주했다. 악마는 폭탄주를 마신다, 악마는 데리다를 읽는 척한다, 악마는 이디피에스를 즐긴다…. 직장 상사, 선배, 지도교수, 부모….일상의 슈퍼바이저들이 총출동했다. 자기 상사와 메릴 스트립을 비교하면서, 우리 중 누가 가장 핍박받는 ‘뉴 에밀리’인지를 놓고 경쟁했다. “그래도 메릴 스트립은 추천서는 써주잖아, l년만 견디면 보상이 있잖아, 나중에 고마워는 하잖아, 사람은 알아보잖아, 능력이 뛰어나니까 후배를 경쟁자로 보지는 않잖아, 성희롱은 안 하잖아….” 내 악마만이 진정한 악마일 뿐 남의 악마에 대한 칭찬과 부러움이 끝이 없었다. 그렇다. 어느 조직이나 지도자를 지.. 2007. 3.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