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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학자 정희진145

[신동아] 서평 - 기지촌의 그늘을 넘어 ‘기지촌의 그늘을 넘어’ 신동아 | 기사입력 2007-05-25 10:06 ‘기지촌의 그늘을 넘어’ 여지연 지음, 임옥희 옮김/삼인/432쪽/1만8000원 미국 남성과 결혼한 한국 여성은 한국인인가 미국인인가? 물론, 미국 여성과 결혼한 한국 남성에게는 이런 질문이 제기되지도 않을 것이다. 혈연적 민족국가의 지속은 여성의 성(sexuality)을 매개, 정확히 말하면 통제함으로써만 가능하다. ‘단일민족’을 지속시키려면, 한국 여성이 외국 남성과 결혼(섹스)하지 말아야 한다. 이 때문에 오랜 세월 한국 사회에서 국제결혼은 ‘오염’으로 의미화해 ‘혼혈’로 불려졌다(같은 민족끼리 결혼해도 피가 ‘섞이는’ 것은 마찬가지인데 말이다). 그래서 외국인, 그것도 남의 나라에 주둔(‘점령’)한 군인과 결혼해 미국으로 .. 2007. 6. 15.
[씨네21] 나쁜 남자의 선물 경제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나쁜 남자의 선물 경제 글 : 정희진 (대학 강사) | 2007.06.01 UCC 광고에 이런 문구가 있다. “나는 나쁜 남자 감별법을 알려주는 UCC를 알아요”. 나쁜 남자(혹은 여자) 매뉴얼이 있어서, 그런 사람을 피해서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문제는 어떤 유형이 나쁜 남자인지 판단이 어렵고, 어차피 상처는 (상대방의 문제와 무관한 나의/사회의)해석이라는 데 있다. 고통과 저항에 대한 기존 패러다임을 전복하는 감동의 명화 에는 주인공이 사랑한 네댓 명의 남자가 나오는데, 하나같이 최악이다. 폭력과 알코올은 기본. 다른 남자랑 자게 하고 돈벌어 오라며 성매매를 강요하고 여자 앞에서 자살하고…. 극장에서 나오면서 이 중 누가 제일 나쁜 남자일까? 생각해보았다. A를 떠올리는.. 2007. 6. 15.
횡단의 대화를 기다리며 ‘횡단의 대화’를 기다리며 -「축첩제 그늘 속의 성과 성 노동」에 대한 토론문- 정희진 1. 성매매는 남성과 여성의 ‘차이’, 남성과 남성의 ‘차이’, 여성과 여성의 ‘차이’를 동시적으로 고려하며 이 ‘차이’들의 상호 작용을 역사적으로 파악하고자 하는 여성주의자에게 매우 고통스러운 이슈이다. 나이페이 딩의 논문은 성매매 문제 뿐 만 아니라, 가족 제도와 여성의 섹스, 여성의 범주, 여성운동의 정의를 둘러싼 정치학, 행위자로서의 여성의 의미, ‘선택은 곧 동의를 의미하는가?’ 등 현대 여성주의 정치학의 핵심 이슈들을 제기하고 있다. 2. 나는 그녀의 논문을 읽고, 다음과 같은 문제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1) sex-gender-sexuality의 관계는 연속적이지도 투명하지도 않다. 이들의 관계는 특.. 2007. 3. 8.
[씨네21] 혼혈?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혼혈? [씨네21 2006-03-10 08:00] 보통 섹스를 몸을 섞는다고 하는데, 결혼은 피를 섞는 것인가보다. “그 집안 핏줄…”, “혈통(血統)”, “나하고 피 한 방울 안 섞인 인간…” 등의 표현은, 가족제도와 이에 근거한 각종 ‘족(族)’자 돌림 사회(부족, 종족, 민족…)의 조직 원리가 ‘피’의 상징 질서에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만일 결혼이 ‘핏줄간 결합’이라면, 모든 결혼은 혼혈이고 모든 자녀는 혼혈아여야 하지 않나? 한국인끼리 결혼은 같은 피가 합쳐지는 거라 순혈이고, 국제결혼은 다른 피(푸른 피?)의 결합이라 혼혈인가? 이처럼 혼혈이라는 말 자체가 모순일 뿐 아니라, 다름에 대한 배타성의 정치학을 신체 담론으로 자연화시킨, 인종주의 언어다. 근대 해부학의 발.. 2007. 3.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