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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

옐리네크 노벨상 최초 ‘비디오 수상연설’

by eunic 2005. 3. 2.

옐리네크 노벨상 최초 ‘비디오 수상연설’




“작가란 헝클어진 언어를 빗질하듯 스타일로 엮는 존재”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오스트리아 작가 엘프리데 옐리네크(58)가 오는 10일 시상식에서 1901년 노벨상이 창설된 이래 처음으로 비디오로 수상 연설을 하게 된다고 스웨덴 학술원이 7일 밝혔다.

옐리네크는 수상 직후부터 건강과 ‘사회공포증’ 을 이유로 시상식에 불참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옐리네크는 오스트리아 잡지 〈프로필〉과 최근 회견에서 “집을 떠나는 것도, 사람들이 말을 걸어오는 것도 견디지 못할 정도”라며 “모든 종류의 관심, 긍정적인 관심마저도 내게는 신체적 유린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옐리네크는 스웨덴 학술원에 보낸 45분짜리 비디오에 녹화한 ‘길 옆에서’라는 제목의 수상 연설에서 언어를 머리카락으로, 글쓰기를 빗질에 비유하면서 “작가들은 헝클어진 머리를 빗어 그들을 끊임없이 사로잡는 존재인 하나의 스타일로 엮어내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 비디오에서 녹색 블라우스와 상의 차림에 트레이드마크인 빨간 립스틱을 칠한 그녀는 간간이 카메라를 쳐다보며 준비된 수상 연설 원고를 읽었으나, 노벨상이나 스웨덴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고 인사말이나 감사의 표현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옐리네크는 반자전적인 소설 〈피아노 치는 여자〉로 알려져 있으며 대담한 언어를 구사하는 두려움 모르는 여성주의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74년부터 1991년까지 오스트리아 공산당 당원이었던 그녀는 90년대 말 극우파가 연정에 참여하자 자신의 연극이 국내에서 상연되는 것을 거부했다.

스톡홀름/AP 로이터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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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 여자의 책 세권을 샀는데...이 여자가 참 맘에 든다.

사회공포증을 이유로 비디오 수상연설을 하고, 수상소감에는 전혀 노벨상을 언급하지 않는 이 당당함과 기괴함이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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