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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은 책41

신경숙- 아름다운 그늘 中 신경숙- 아름다운 그늘 中 어렸을 때 나는 사랑하는 것은 서로 이야기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서로의 아주 깊은 속에 있는 아주 내밀한 일들을 하나씩 하나씩 서로에세 옮겨주듯 말해주는 것, 비밀을 나눠 갖는 것이라고. 다른 사람은 못 알아듣는 이야기를 그는 알아듣는 것이 사랑이라고. (중략) 그러나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을 쉽게 만날 수가 없었다. 나는 힘겼게 내 마음을 말하면 그는 곧바로 다른 사람에게 전달해버렸다. 나는 다시 입을 꾹 다물어버렸다. 좀더 자라 나를 지켜줄 사람을 갖는 일이 사랑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영원이 나를 지켜줄 사람을 갖는 다는 것은 약한 나의 존재를 얼마나 안정시켜줄 것인가. 새벽에 혼자 깨어날 때, 길을 걸을 때, 문득 코가 찡할 때, 밤바람처럼 밀려와 나를 지.. 2005. 6. 3.
아니 에르노의 집착 자초한 고통의 기록들 아니 에르노 소설 ‘집착’출간 내가 버린 그에게 새 애인이… 충격적 소재·날선 감정 ‘꿈틀’ 으로 잘 알려진 프랑스 작가 아니 에르노(69)의 2002년작 소설 (정혜용 옮김, 문학동네)이 번역 출간되었다. 아니 에르노의 대표작 이 찬탄과 논란을 함께 불러일으킨 것은 선정적으로 보일 정도의 충격적인 소재, 그리고 그 소재를 다루는 뻔뻔스러울 정도로 솔직한 글쓰기 태도 때문이었다. 초로의 대학 교수인 작가 자신이 연하에다 유부남인 동유럽 외교관을 상대로 벌인 열정적인 사랑의 기록이 바로 이었다. 은 의 작가가 여전히 날선 감정과 녹슬지 않은 글쓰기 감각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소설에서 ‘나’는 6년간의 관계를 끝내고 헤어진 연하의 남자가 새로 사귄 여자에게 새삼스럽게 맹렬한 질.. 2005. 4. 18.
가네코 후미코 / 야마다 쇼지 가네코 후미코 매체명 한겨레 작성일 2003-03-29 ☆ 가네코 후미코 / 야마다 쇼지 지음·정선태 옮김 /산처럼 펴냄·1만8000원가네코 후미코, 식민지 조선을 사랑한 일본 제국의 아나키스트! 1923년 9월의 일본은 간토대지진으로 민심이 흉흉했다. 공공연하게 조선인 학살이 벌어졌다. 그 즈음 놀라운 ‘대역사건’이 보도된다. 천황과 황태자를 죽이려는 천황폭살사건! 법정에 선 대역 죄인은 바로 가네코 후미코(1903~26)라는 스무 살 일본 여자와 스물한 살 조선 남자 박열(1902~74). 가네코는 아나키스트적 독립운동가로 알려진 박열의 아내이자, 그와 함께 일본에서 ‘불령사 동인’을 결성하는 등 공동 투쟁한 사상적 동지였다. 그러나 이 사건은 성사가 불투명한 기획, 다시 말해 폭탄 입수계획 단계의 .. 2005. 4. 11.
성노예와 병사 만들기 / 안연선 성노예와 병사 만들기 매체명 한겨레 작성일 2003-08-16 성노예와 병사 만들기 /안연선 지음 /삼인 펴냄·1만3000원‘종군 위안부.’ 이 말에 담긴 위선과 거짓과 추악한 자기기만을 이제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자발적으로 군대를 따라가 성적 서비스를 제공했던 여성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이니, 이 말이 덮어버린 ‘역사의 진실’을 알게 된 사람들로서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종군 위안부라는 말은 좀더 정확한 용어, ‘일본군 성노예’라는 말로 바뀌어야 한다. 여자정신대란 이름으로 징용을 당하거나 좋은 곳에 취직시켜 준다는 말로 속이거나 그냥 백주 대로에서 납치해 간 것부터가 이들이 자발성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게다가 이들이 ‘위안소’에서 당했던 “강제규율, 감금상태, 자유박탈 등을.. 2005. 4.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