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닉의 산문64 이제 혼자가 될 준비를 해야지 어버이날을 맞아 집에 갔다왔다. 올라오는 기차 안에서 언니는 내 머리에 충격을 주는 말을 했다. "내년에 나랑 키카(내 여동생 별명)까지 외국에 나가면 너 혼자일텐데 어떻게 살래?" 여섯형제와 부대껴 산다는 것을 한번도 의식한 적 없던 것 같은데 새삼 그 인간들이 하나둘 바다 건너 날아간다는 생각을 하니 두려움이 엄습해온다. 언니가 걱정하는 것은 나의 너무나 부실한 직장 때문이었다. 나는 툭하면 때려치고 회사 나가기 싫어하는 좋은말로는 '자유로운 영혼' 흔한 말로는 '대책없는 인간'의 성향을 버리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좀 더 자유로운 영혼이 살 만한 곳을 위해 그것도 아니라면 내 자유로운 영혼을 버리고 시스템속의 나사가 되어도 좋을 이상향의 직업을 찾고 있는 중에 있지만 아직도 묘연하다. 어찌하.. 2005. 3. 1. 늑돌이와 반돌이를 사유하다 어느날 운송도중 늑대 한마리가 나무로 된 상자를 뚫고 산으로 도망쳤다. 기자는 나무가 뚫린 모습을 손으로 가리키며 주저리주저리 늑대가 언능 돌아와야 할 터인데 하면서 걱정스런 표정을 전한다. 늑대가 조금 후 무사히(?) 인간들의 손에 잡혔다. 해프닝으로 끝난 늑대에게 인간들은 고맙다는 듯이 '늑돌이'란 이름을 선사해준다. 인간들은 뭔가와 친해지면 (무생물이든 생물이든 )인간들의 방식과 언어로 이름을 부여한다. 반돌이 태어날 때 다른 동물과는 남다른 사명을 갖고 태어났기에 이름이 아주 빨리 부여됐다. 반돌이는 어느 정도 크면 숲에 방사해 동물의 특성을 잃지 않고 살아가도록 하는 여느 동물원의 동물과는 다른 운명이었다. 그런 반돌이가 신호기를 떼고 도망쳐 사람들이 잡으러 오면 어떻게 도망쳐야 하는지 아는 날.. 2005. 3. 1. 냉소의 의미 사람들을 만나는 일들이 행복했을 때가 있었다. 지금은,,,, 요즘은 사람들에 치여서 사람 만나는 것도 싫다. 그리고 사람들이 싫어지고 있다. 엊그제 만난 사람, 말속에 냉소가 담겨있다. 그것도 평정심을 되찾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난 적개심만 배웠지 냉소라는 것을 몰랐구나. 냉소로 치부해버리는 사람들에게는 자기만의 세계가 공고해보이고 평안해 보인다. 2005. 3. 1. 사람이 부대끼는 세상 나는 아이를 많이 낳고 싶지는 않지만 최대한 내 능력껏 많은 아이들을 기르고 싶은 꿈은 있다. 낳은 정, 기른 정, 남의 아이를 어쩌구, 저쩌구 한 말일랑 상상단계라 논할 처지도 아니니 덮어두도록 하자. 나는 사람이 부대끼는 세상이 발전할 수 있고 더 사람다워지는 세상에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책임, 능력, 자신의 과소평가 등을 이유로 아이를 낳지 않고 간혹 개나 고양이를 끌어안는 사람들을 보면 개나 고양이에게 발전된 사회가 되고 개나 고양이를 사람다워지는 세상에 다가가는 데 일조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개나 고양이의 동물대접에 항의하는 게 아니라 개나 고양이의 인간화에 딴지를 걸고 있는 것이다. 종족의 수가 많아지면 르밍처럼 떼로 자살을 하든지 인간처럼 전쟁을 벌여 조율을 하기 마련이다. (예가 .. 2005. 3. 1. 이전 1 ··· 10 11 12 13 14 15 1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