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닉의 산문64 세상에서 가장 슬픈 동화 물고기 소년 어릴적 읽은 시칠리아 민화인 '물고기소년'은 인어공주에 버금가는 비극적인 결말로 나에겐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슬픈이야기다. 물을 너무 좋아해 인간으로 태어났지만 물속에 있는 시간이 더 많은 소년이 있었다. 소년은 어느날 시칠리아 왕국의 공주를 우연히 보고 사랑에 빠진다. 왕은 소년에게 공주를 얻으려면 바다위에 세워진 궁의 밑바닥에 갔다왔다는 증거를 가져오라고 한다. 평범한 인간은 못하지만 잠수를 몇시간이고 할 수 있는 소년은 바닷속을 들어간 뒤 한참 뒤에 바다밑에서 무언가를 가지고 나와 증명해 보인다. 그러나 소년은 다시 바닷속으로 가야할 것 같다고 공주에게 말한다. 소년은 다시는 물위로 올라오지 않았다. 소년이 궁의 밑바닥을 내려가보니, 조금만 있으면 궁이 바닷속으로 무너져 내릴 상태였다... 2005. 3. 1. 동물을 보는 나의 시선 영화 포제션에서 남자주인공은 "매력의 이면엔 혐오가 있다"고 말했다. 누군가가 당신의 금발에 반해 당신을 좋아한다면 당신의 다른 부분에, 아님 그 매력의 부분이 사라졌을 때는 어떻게 될까? 나도 오로지 하나에 반하면 나머지가 안보이는 사람이라서 매번 그런 식으로 사람을 좋아하고 그런 식으로 사람을 싫어한다. 최근에는 유시진의 폐쇄자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은발을 가진 남자를 보고 반해서 상사병을 앓고 있다. 여름이다. 덥다. 인간들이 문득 싫어진다. 갑자기 짜증이 밀려온다. 연재하는 환경부 자연환경조사를 하다가 오늘은 압속산의 포유류를 다루게 돼 삵의 사진을 찾고 있었다. 삵을 찾았다. 기분이 더 나빠진다. 몬생긴 것만 아니라너무 무섭게 생긴데다 못되게 생겼다. 식물을 주제로 할 때희귀종 사진을 찾을 때와는.. 2005. 3. 1. 학창시절 내 우렁이 각시 학창시절의 막바지. 4학년 계절학기로 나는 '19세기 영시'라는 영문과 전공수업을 신청했다. 천문학과인 내가 인문계 수업을 그것도 가장 공부 열심히 한다는 영문과 애들과 수업을 듣게 돼 학점은 포기하고 오로지 호기심 해소 차원에서 들었다. 그러나 전공수업의 타이틀이 주는 매력으로 나 같은 처지는 많았다. 영문과 외에도 행정학과, 사회학과, 언어학과 등등이 몰려들어 아주 분위기가 좋았고 어느날은 인근 산으로 야외수업을 해 계곡물에 발을 담그며 영시를 읽었던 추억도 있다. 그때 만난 친구가 하는 짓이 넘 예쁘다. 실연을 앓고 있어 내가 우울모드로 침잠해 들어가면 없는 돈으로 술을사주는것은 기본. 자취방에서 금방 삶아온 계란을 까서 반을 잘라 노른자가 약간 흐르는 (가장 맛있는 상태) 것을 내게 언능 먹으라고.. 2005. 3. 1. B.B의 황당선언 Brigitte Bardot 브리짓 바르도 일명 BB라고 불리우는 영화배우는 어느날 "저 오늘 은퇴합니다"라고 선언했다. 다음날 "여러분 전 거짓말장이입니다. 제 말을 믿지 마세요. 저 은퇴 안합니다." 저도 BB처럼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가 봐요. 당신을 잊었다 하고는 그리워서 금방 눈물을 터뜨립니다. 2005. 3. 1.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 1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