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빈 듯한 대지의 충만함
텅 빈 듯한 대지의 충만함 [매거진 Esc] :나의 도시 이야기/ 디자인하우스 진용주 편집장의 울란바토르 울란바토르는 사막이나 초원, 몽골의 모든 곳을 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곳이다. 일종의 허브다. 그러니까 주체/주어로서의 ‘나’에 소유격 조사 ‘~의’가 붙은, ‘나의 도시’라니, 이 얼마나 부당한 대접일 것인가. 그 수많은 도시들을, 그 공간에 담긴 나의 시간과 기억들을,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고르고 골라, 도시 이야기 하나로 줄여낸단 말인가. 하여 고른 것은 기억이 아닌, 달콤쌉싸름한 시간의 좌표들이 아닌, 아직 당도하지 않은 시간들이 출발할 도시로 낙착되었다. 어불성설일까? 아니, 아니. 그 도시의 이름은 울란바토르이다. 이번 여름 잠시의 인연을 맺은 곳. 오문고비, 그러니까 남쪽 고비의 거대한 ..
2007. 12. 14.
[씨네21] '''' 어떻게 아느냐, 너는...''''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어떻게 아느냐, 너는…” 글 : 정희진 (대학 강사) | 2007.07.13 김명준 감독의 에는 눈물이 또르르 흐르는 명대사가 넘쳐난다. 어두운 극장에서 적어 정확하지도 않고, 앞뒤 맥락도 없지만 옮겨본다. “(분단선의 코스모스야, 남북을 오가는 바람에) 설레고 싶어서 피어났느냐”, “(북한을 방문한 학생들, 해질녘에) 여기 태양을 찍어주세요”, “(이제까지는) 심장 속에서 한 말이 아니었어요”, “가슴에서 우러난”. 이 흔한 표현이 서툴지만 절실한 “심장 속에서 하는 말”이 되었다. 특히 나를 무장해제시킨 대사는 “어떻게 아느냐, 너는…(말하지도 않았는데, 내 마음을)”였다. 조선말에 익숙하지 않은 친구를 위해 반장이 편입생과는 일본어로 대화해도 감점이 없도록 제안하자, 감동한..
2007. 7. 24.